[서평] 개들은 늙어도 사랑스러움을 잃지 않는다 '노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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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모든 개들이 다 사랑스럽지만 어린 시절은 특히 더 그렇다.


포동포동, 뒤뚱뒤뚱, 꼬물꼬물. 강아지들은 살아 숨 쉰다는 사실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온화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에너지가 넘쳐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집안에서 화장실 교육을 받으며 소변 실수를 비일비재하게 저지르고, 휴지를 죄다 풀어놓고 책을 잡아 뜯는 등 강아지들이 저지르는 말썽의 종류는 셀 수 없다.


그러나 수없이 말썽을 부려도 쪼르르 달려들어 웃고 매달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아기들이 웃음으로 모든 효도를 대신하는 것처럼 강아지들도 애교로 모든 불만을 덮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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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애교 넘치는 강아지 시절을 평생 보고 싶어 하는 주인도 있지만 동물은 생각보다 훌쩍 자란다.


아기가 나이 들어 노인이 되듯 강아지들도 한 해, 두 해 지나며 어른 개가 되고 곧 늙은 개가 되어간다.


사람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은 앳된 티를 벗고 더욱 멋있어지는 긍정적인 변화로 인식되곤 한다.


늙은 개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큰 눈에 눈곱이 덕지덕지 붙는 것은 보통이고 입을 가누지 못해 침을 질질 흘리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던 온몸의 털은 원형 탈모가 온 듯이 군데군데 뭉텅이로 빠져 흉한 몰골을 드러낼 수도 있다.


가끔 치매에 걸려 힘들어하는 늙은 개도 발견할 수 있다. 늙은 개의 겉모습은 사실 어린 시절보다 사랑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내면의 사랑스러움은 변치 않고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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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개들에게 보내는 찬사가 담긴 책 '노견 만세'에는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개들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있다.


이 책 속에는 최소 열 살 이상의 개 60여 마리가 등장한다.


간식을 집안 곳곳에 숨겨두는 개, 14년째 신문을 배달하는 개, 어려서나 늙어서나 성질머리 더러운 개, 아프리카에 11년 살다 도시로 들어와 파리를 아무렇지 않게 잡아먹는 개, 노화로 집 주위 산책도 겁내는 개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노화를 인정하지 않고 좋아하는 암컷을 따라다니는 나이든 수컷 개 등도 있다.


늙은 개들의 사랑스러움은 함께 보낸 시간이 주는 '추억'에 있다.


어릴 때부터 한 식구로 살아온 추억이 있는 늙은 개들은 자매나 형제 혹은 조부모처럼 친밀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된다.


침 흘리며 얌전히 늘어져 있는 늙은 개의 눈에서 우리는 함께한 시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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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개를 언급할 때 유독 자주 등장하는 말이 바로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이다.


남한 인구가 5천만을 조금 넘기는 것을 생각하면 거의 5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 된다. 이중 가장 보편적인 반려동물이 '개'다.


반려동물을 표현하는 '반려(伴侶)'라는 말은 '짝이 되는 동무'라는 뜻으로 인생을 함께 하는 사람이나 진실한 짝에게 흔히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만큼 반려견 또한 사람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생을 함께 나누는 친구나 가족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노견 만세'에는 반려견의 사연과 함께 인생 2년차 같이 각양각색의 표정을 한 늙은 개들의 '인생 사진'이 들어있다.


지금 옆에 늙은 개의 탈을 쓴 작은 친구가 있다면 이 책은 함께 펼쳐보면 어떨까. 


책 속에 담긴 사진을 보며 깔깔 웃는 시간을 마련해줄 수 있는 사람과 반려견이 같이 읽을 수 있는 보물 같은 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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