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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는 시부모를 모시는 게 '사람의 도리'라는 시엄마

결혼 4년차 며느리에게 이제 시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고 압박하는 시어머니의 사연이 이목을 끈다.

인사이트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결혼 4년 차 며느리에게 이제 시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고 압박하는 시어머니의 사연이 이목을 끈다.


지난 2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과 자신 둘다 외동인데 시부모님을 꼭 모셔야 한다고 요구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고민이라는 한 여성의 상담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결혼 4년 차 맞벌이 직장여성이라고 소개한 A씨는 신혼생활이 끝났으니 이제는 슬슬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라는 시어머니 탓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고부(姑婦) 간의 갈등은 예전에 비해 줄었다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요즘 세대들에게는 또 다른 측면에서 고부간의 갈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A씨는 호소했다.


인사이트 자료 사진 / Gettyimages


A씨와 남편은 모두 외동이기 때문에 양가 부모님에게 결혼 전부터 똑같이 공평하게 '효도'를 하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명절은 물론이고 연말 연초, 기념일, 주말 등 양가에 찾아뵐 경우에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주의하자고 합의했던 것.


그런 약속 덕분에 남편과 A씨는 결혼 4년 차를 맞았지만 시댁과 친정 문제로 다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인사이트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런데 최근에 시어머니가 며느리 A씨에게 "나도 예전에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너도 나처럼 시부모님을 모셔야 한다"고 집요하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농담처럼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최근에는 "이제는 며느리가 해주는 음식을 먹고 싶구나"라고 말하는 등 A씨에게 시댁에 들어오라고 압박하고 있다.


며느리 A씨는 남편과 시아버지를 통해서 시어머니가 시할머니를 모시고 산 시간도 3년에 불과했고 치매에 걸린 뒤에는 요양병원으로 옮기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인사이트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시할머니를 모시는 조건으로 3층짜리 빌라를 자신의 명의로 이전 받았는데 그런 사실을 며느리에게는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얼마 전 시댁에서 식사를 하던 도중에 또 시어머니의 레퍼토리가 시작됐다. 시어머니는 A씨에게 "우리 며느리는 어떤 음식을 잘하니? 곧 먹어볼 수 있겠구나"라고 말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순간 A씨는 속에 있던 진심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인사이트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시어머니에게 "어머님, 남편도 외동이고 저도 외동인데 그럼 집 3채를 나란히 사서 중간에 저희가 살고 양쪽에 양가 부모님 사는건 어떨까요?"라고 물었다.


시어머니는 정색을 하시면서 "그건 내가 불편해서 싫다"라고 단번에 거절했다.


물러설 수 없었던 A씨는 "그러면 어머니 저도 시할머니가 해주신 것처럼 빌라를 제 명의로 해주시면 3년 정도 모시고 살 수 있을 거 같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순간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시어머니는 그 이야기를 듣고 난 뒤부터는 입을 닫고 합가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인사이트KBS 2TV '쌈, 마이웨이'


A씨는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남편이 꼭 말을 그렇게 해야겠냐며 뭐라고 하길래 저도 짜증을 많이 냈다"며 "정말 제가 잘못 말한 것인지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꼭 모시고 살 생각은 없는데 그냥 비위 좀 어느정도 맞춰 달라고 합니다. 정말 비위만 맞춰드리면 되는지 걱정이다"고 자문을 구했다.


해당 게시글은 공개된 이후 12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추천 870여건, 댓글 210여건이 달리면서 "잘했다"는 의견과 "너무 심했다"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이유리 기자 yur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