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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후손들, "자부심? 가난이 부끄럽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여전히 버거운 삶의 무게에 짓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임시정부 산하 정규군인 독립군 창설 기념사진(1940. 9. 17) / 국가보훈처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


삼일절을 맞은 오늘, 여전히 삶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는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 흥사단 이춘재 본부 상임공동대표가 출연해 독립유공자 후손의 처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안 사무처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광복회원(독립유공자 후손) 6,830명 중 75.2%가 월 소득 200만원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대한민국임시정부 3년 임시정부의정원 /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후손 4명 중 3명이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 돈을 받으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고 지원 제도가 바뀐 후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현재 정부는 중위소득(전체 평균 소득의 중간 지점) 50% 이하인 독립유공자 손자녀들에게 월 46만 8천원, 70% 이하의 경우는 33만 5천원의 생활지원금을 제공한다.


이러한 내용을 듣던 정씨는 "중간소득의 절반도 안 되는 분들한테 한 달에 46만원은 너무 적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역사편찬위원회


더욱 놀라운 점은 독립유공자들이 이처럼 얼마 안 되는 지원을 받는 것도 부끄러워한다는 것이다.


외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 상임대표는 "외할머니가 너무 힘들게 사셨다"고 운을 뗐다.


가정을 돌보지 못한 남편 대신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생계를 꾸려 나가야 했기 때문.


경제적으로 어려웠기에 제대로 된 공부도 하지 못했고, 자연히 자손들도 힘든 삶을 살게 됐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실제 이씨에 따르면 현재 독립유공자 후손의 70%가 극빈층이거나 차상위계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흥사단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장학금을 받으러 오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학교 선생님에게는 비밀로 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고.


아이들에게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라는 자부심보다 가난하기 때문에 돈을 받는 현실이 부끄러운 것이다.


이씨는 "정말 마음이 아프다"면서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더 활발히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인사이트(좌) 친일파 후손의 집 (우) 독립유공자 후손의 집 / Twitter 'HUMANEJH'


한편 학계 등에 따르면 독립운동가는 15만 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재 국가에서 도움을 받는 사람은 전체의 10%인 1만 5천 명에 그쳤다.


나머지 13만 5천 명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음에도 독립유공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한다는 현실이 가슴 한편을 아리게 한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