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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호선 타는 사람들이 자주 겪는 불상사들 5

1호선을 자주 이용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불편들을 짚어보자.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1974년, 서울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한 후 4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인천, 천안, 서울 도봉산까지 거대한 노선을 이루고 있는 1호선에는 하루 평균 50만명의 승객이 탄다.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이들을 실어 나른 만큼 1호선은 낡기도 많이 낡았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이 적지 않다.


열차 노후와는 관련 없는 다른 문제들도 많이 발생한다. 정확한 이유를 규명할 수는 없지만 유독 1호선에서 많이 발생하는 불상사들이 있다.


1호선을 자주 이용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불편들을 짚어보자. 


1. 악취


인사이트gettyimagesbank


1호선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1호선 특유의 악취를 알고 있다.


하루 평균 50만명의 서울·수도권 주민이 이용하는 1호선에서는 차량 특유의 냄새에 수많은 사람들이 풍기는 체취까지 섞여 숨쉬기 조차 힘들 때가 많다.


1호선이 환기에 취약한 원인은 다름 아닌 노후 차량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호선 10량 중 8량은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폐쇄형 차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기장치를 갖춘 290량에서도 190량만 정상적으로 환기 조절이 되는 시설을 갖췄다.


서울시는 신규 차량 제작 시 자동환기시스템을 적용하고, 도입된 지 21년이 지난 노후차량은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개선·교체할 계획이다.


2. 잡상인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승객 여러분 대단히 죄송합니다. 이 물건으로 말할 것 같으면···"


스마트폰에만 고개를 묻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당당히 등장해 청산유수로 상품 소개를 늘어놓는 이들.


안 보는 척해도 귀는 어느새 쫑긋 그들의 상품 소개를 듣고 있다.


얼마나 반복해서 이야기했는지 한 번도 막히지 않고 흘러나오는 상품 소개는 듣는 이들의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젊은 이들은 외면하는 경우가 많지만 노인들 중에는 기꺼이 이들에게 돈을 내밀고 물건을 사는 사람도 많다.


이 때문인지 다른 호선보다 비교적 노인 승객의 비율이 높은 1호선에서 잡상인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3. 잦은 고장과 연착


인사이트연합뉴스


"부장님 저 오늘도 늦을 것 같습니다. 열차가 고장 나서···"


"또 열차가 고장 났나?"


내 잘못도 아닌데 괜히 오금이 저린다. 1호선의 잦은 고장은 많은 직장인들로 하여금 양치기 소년이 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연식이 가장 오래된 1호선은 자주 고장이 난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연착도 자주 생긴다.


열차의 평균 속도 역시 다른 호선보다 느려 한번 지연 운행되기 시작하면 간격을 따라 잡기가 쉽지 않다.


또한 지상으로 달리는 구간이 훨씬 많아 장마, 폭설, 한파 등 온갖 날씨의 영향을 받곤 한다.


4. 구걸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검은색 상하의를 입은 남성이 고개를 숙인 채 바닥에 바짝 엎드려 팔만을 이용해 기어간다. 손에는 이미 받은 천원짜리 몇 장과 동전이 쥐어져 있다.


그를 딱하게 본 한 승객이 천원짜리를 건네자 의외로 민첩한 동작으로 돈을 챙긴다.


자세히 보니 신고 있는 운동화도 꽤 좋은 것이다. 슬슬 수상하단 생각이 든다.


지하철 문이 열리자, 엎드려 있던 남성은 스프링처럼 벌떡 일어나 열차를 빠져나간다.


잠시나마 동정심을 발휘해 돈을 건넨 이들에게는 허무한 순간이다.


5. 종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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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궁서체로 '지옥 갑니다'라고 쓴 팻말을 앞뒤에 맨 사람이 열차로 들어와 열변을 늘어놓는다.


퇴근길 피곤함에 졸고 있던 이들이 그 소리에 하나둘 눈을 뜬다. '저렇게 하면 과연 전도가 될까' 듣는 이로 하여금 매번 같은 질문을 불러일으키다.


눈앞의 승객들을 구원하겠다는 일념 하에 쩌렁쩌렁 소리를 지르는 이들.


사실 불편을 꾹 참고 그들을 신고하지 않는 승객들이야 말로 그들의 구원자 일지 모른다.


물론 그들이 불편이 참는 이유는 동정심 반, 귀찮음 반이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