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금메달 딴 후 일장기 가린 손기정 선수를 부러워한 한국 선수

지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손기정 선수 옆에는 또 한 명의 한국 선수가 있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지난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머리를 짧게 깎은 깡마른 마라토너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으로 인종의 우월성을 증명하려고 했던 히틀러의 기대를 보기 좋게 무너뜨린 우리나라 최초의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였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일장기를 가슴에 달았지만, 그는 한국인으로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기정 선수는 당시 금메달리스트에게 줬던 월계수로 가슴에 달려있던 일장기를 가렸다.


승리의 순간에도 조국이 처한 슬픈 현실을 잊지 않았던 손기정 선수. 그는 지금까지도 한국 체육의 기틀을 다진 국민 영웅으로 존경받고 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그런데 손기정 선수 옆에는 또 한 명의 한국 선수가 있었다.


바로 남승룡 선수였다.


그는 베를린 올림픽에서 2시간 31분 42초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손기정의 금메달에 가려져 많은 빛을 보지 못했지만, 사실 그는 매년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던 실력자였다.


실제로 올림픽 선발전에서는 손기정을 제치고 1위를 하기도 했다.


경쟁 상대였지만 두 사람은 결과에 상관없이 늘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로 지내왔다.


손기정이 금메달을 땄을 때도 그는 진심 어린 축하의 말을 건넸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이처럼 남승룡은 손기정을 질투하고 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죽는 순간까지 부러워했던 것이 딱 하나 있었다.


베를린 올림픽 당시 일장기를 가릴 수 있는 도구가 됐던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의 월계수였다.


그는 "메달의 색깔이 아닌, 월계수로 일장기를 가릴 수 있어서 부러웠다"고 회고했다.


일장기를 가슴에 달았던 남승룡은 독립 후 당당히 태극기를 달았다.


그리고 지난 1947년 보스턴마라톤에서 10등 안에 드는 쾌거를 이뤄냈다. 직접 트레이닝했던 서윤복 선수는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언제나 조국을 가슴에 품고 달렸던 남승룡 선수.


일장기를 가리지 못했어도 그는 영원히 대한민국의 훌륭한 선수이자 코치로 기억될 것이다.


심연주 기자 yeo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