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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취급 받으며 '봉지'에 담겨 버려진 반려동물들

자식 같던 강아지를 고작 팔을 물었다고 마대자루에 담아 버리는 무책임한 주인이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개가 팔을 물어서 그냥 버렸어요."


한때 아꼈던 2년생 푸들을 마대자루에 담아 전북 익산시 여산면 한 도로에 버린 게 주인 A씨의 답변은 무책임했다.


그는 동물보호단체 항의에 '개를 버리지 않았다'고 잡아떼다 결국 실토했다.


A씨가 버린 푸들은 추운 날씨에 도롯가 풀숲에 방치된 채로 무려 6일을 버텨냈다.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캄캄한 마대자루에 갇혀 있다가 전북유기동물보호협회와 한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고 현재 전주의 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개 주인을 찾아가 항의한 동물보호단체는 A씨에게서 반려견 유기가 범죄라는 인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Facebook 'Amicii Dog Rescue'


충남 천안에서도 어머니와 딸이 15년 넘게 기른 개를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려 비난을 샀다.


쓰레기집하장에 버려진 코카 스패니얼은 봉투 안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다 행인에 발견됐다.


경찰에 적발된 A(74)씨와 그의 딸(32)은 "개가 최근 들어 기력이 없고, 의식이 거의 없었다"며 "차마 개가 죽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산 채로 내다 버렸다"고 털어놨다.


개는 결국 구조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죽었고 이들은 뒤늦게 반성의 눈물을 흘렸다.


반려견 유기가 속출하는 가운데 한해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10만 마리를 넘어서고 있다.


동물권단체 '케어'가 제공한 유기동물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버려진 반려동물은 모두 10만778마리였다.


2014년에는 7만9천250마리였던 유기동물은 2015년에는 8만456마리, 2016년 8만8천559마리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2만2천905마리로 가장 많았고 서울(8천580마리), 경남(7천914마리), 부산(7천407마리), 인천(6천71마리) 등이 뒤를 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Facebook 'Amicii Dog Rescue'


유기동물 수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한 이유를 보면 쉽게 매매가 가능한 반려동물 거래 실태가 꼽힌다.


반려동물을 하나의 생명, 식구로 인식하지 않고 단지 예쁘고 귀여워서 구입하는 인형 정도로 취급하는 현실 탓이 크다.


반려동물 유기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는 범죄라는 사실을 잊은 탓에 만연하는 생명경시 풍조가 큰 문제다.


동물보호단체는 반려동물 유기를 막을 장치로 법적 처벌 강화와 동물이력제 의무화를 강조했다.


임영기 케어 사무국장은 "반려동물을 자녀나 애인의 선물로 애용할 만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매매 형태가 큰 문제"라며 "쉽게 살 수 있으니 쉽게 버리는 것도 가능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유기가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해 키우던 반려견을 잔인하고 몰상식한 방법으로 버린다"며 "동물이 죽지 않으면 대부분 과태료 처분에 그치는 현행법을 형사처분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동물이력제를 의무화해 개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도 꼭 필요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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