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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계모 전말... “판사님, 아줌마 사형시켜 주세요”

경북 칠곡에서 의붓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계모의 끔찍한 범행 전모가 속속 드러나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숨진 막내 딸의 친아버지가 친딸이 죽어가는 장면을 직접 촬영한 것으로 밝혀져 시민들의 분노도 높아지고 있다.

 칠곡 계모 사건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경북 칠곡에서 의붓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계모의 끔찍한 범행 전모가 속속 드러나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숨진 막내 딸의 친아버지가 친딸이 죽어가는 장면을 직접 촬영한 것으로 밝혀져 시민들의 분노도 높아지고 있다.


9일 경찰과 검찰 등이 밝힌 바에 따르면 임 씨는 두 의붓딸에게 청양고추를 먹이고, 세탁기에 넣어 돌리기도 했다. 임씨는 훈육이라는 명분으로 폭행·가혹행위를 일삼았다. ‘아파트 계단에서 자주 밀기’ ‘밤새도록 손을 들고 벌 세우기’ ‘화장실 못 가게 하기’ ‘목 조르기’ 등 계모 임씨가 두 아이에게 저지른 학대는 상상을 초월한다.


친아버지도 아이들을 밤마다 ‘마구 때리는’ 똑같은 가해자였다. 이들은 아이들이 다치면 병원에 데려가기는커녕 방치했다.


이 사건으로 구속된 임 씨(35)는 자신이 낳은 둘째 딸(10)은 괴롭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남편 김 씨(37)의 전 부인에게 낳은 첫째 딸(12)과 셋째 딸(8)에게는 모질게 대했다.


2012년 5월부터 계모 임 씨와 동거하게 된 이들 자매는 ‘충성 경쟁’을 해야 했다. 피해자 측 황수철(법무법인 나우리) 변호사에 따르면 임씨는 언니를 크게 혼내고 나서 보는 앞에서 동생을 예뻐해 주고, 반대로 동생을 혼낸 후엔 언니를 칭찬해주는 행동을 반복했다. 아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자리는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면서 자연스럽게 복종하도록 한 것이다. 

 


경북 칠곡에서 발생한 여자 어린이 사망 사건의 언니가 재판부에 보낸 탄원서. 자신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는 내용 등이 쓰여 있다. ⓒ연합뉴스



둘째 딸은 언니와 동생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밥을 먹지 못하고 벌을 서고 있는 언니와 동생에게 엄마 몰래 먹을 것을 갖다 주기도 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에서도 학대 사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지만 적극적인 조처를 하지는 않았다.


셋째 딸은 지난해 8월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에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사인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장기 손상이었다.


임씨는 경찰에서 첫째 딸이 범인이라고 했다. 동생과 서로 인형을 갖겠다고 싸우다가 첫째 딸이 동생의 배를 발로 수차례 짓밟았고, 자신은 싸움을 말리며 배를 한차례 주먹으로 때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첫째 딸도 “엄마 말이 맞다”고 진술했다. 진술이 일치하자 경찰은 지난해 10월 임씨를 구속하고, 첫째 딸을 소년법원에 송치했다.


하지만 첫째 딸은 심리 치료를 받은 뒤 한국여성변호사회 변호인단에게 학대 사실 등을 털어놓았으며 지난달 판사실에서 비공개 증언을 통해 계모의 범행을 낱낱이 진술했다.

 

첫째 딸은 재판부에 보낸 탄원서에는 “아줌마(계모)가 나를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세탁기가 고장 나자) 아빠한테 내가 발로 차서 고장 났다고 말했다. 너무 괴롭다. 판사님 아줌마를 사형시켜주세요”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첫째 딸은 계모 임 씨가 거짓 진술을 강요한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친아버지가 동생이 숨져가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놓고 이를 보여줬다”고 진술해 충격을 줬다.

한편 검찰은 계모에게 징역 20년, 방관한 아버지에겐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살인죄를 적용하면 사형까지 구형할 수 있지만 상해치사죄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