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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가 만든 세상에서 가장 음침한 놀이공원

지난 2015년 8월 22일, 영국 웨스턴슈퍼메어의 아름다운 바닷가에 새로운 놀이공원이 개장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지난 2015년 8월 22일, 영국 웨스턴슈퍼메어의 아름다운 해변에 새로운 놀이공원이 개장했다.


놀이공원 '디즈멀랜드(Dismaland)'는 얼굴 없는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회심작으로 하루에 단 4,000명만 입장할 수 있었다.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디즈멀랜드 입구 앞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입장권을 받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디즈멀랜드 안으로 들어선 사람들.


그런데 이 놀이공원, 어딘가 조금 수상하다.


인사이트Twitter 'georgebowden'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다 무너져가는 폐허처럼 삭막한 신데렐라의 성이다.


알록달록한 색깔은 모두 사라졌고 검정, 회색, 갈색 등 음울한 색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신밧드가 타고 있어야 할 보트에는 난민들이 슬픈 얼굴로 앉아있고,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신이 범퍼카를 타러 오라고 손짓한다.


흐릿하게 하체가 사라진 인어공주 에리얼의 옆에는 분수 대신 포탑이 자리하고 있다.


영국 다이애나비의 교통사고를 형상화한 신데렐라는 마차가 뒤집힌 채 죽어있다. 그 앞에는 끔찍한 사고를 촬영하고 있는 카메라들이 수십 대 있다.


심지어 디즈멀랜드는 직원들까지 기괴하다. 웃음기 없는 얼굴로 사람들을 감시하는 듯 쳐다본다.


인사이트Twitter 'georgebowden'


뱅크시는 왜 이렇게 음울한 놀이공원을 만들었을까.


베일에 싸여있는 예술가 뱅크시는 세계 여러 곳에서 현실 풍자를 통해 평화와 정의의 가치를 역설적으로 전달하는 작품을 제작한다.


디즈멀랜드 역시 우리가 사는 현실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조리를 풍자하고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의 욕망으로 얼룩진 현실에서 철저히 희생당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우리의 인생은 누군가를 억누른 채 지어진 '잿빛 성'이며, 동화처럼 아름답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인사이트Twitter 'georgebowden'


뱅크시와 디즈멀랜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제프 질레트는 "작품에 따라 웃기도 하고 화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지만 그 어떤 것보다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디즈멀랜드는 5주 동안 하루에 4,000명의 관람객을 꾸준히 유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디즈멀랜드는 문을 닫았고 이곳의 자재들은 프랑스 칼레 난민수용소로 재탄생했다고 알려졌다.


인사이트Twitter 'georgebowden'


딱 5주 동안만 개장했던 세상에서 가장 음울하고 소름 끼치는 놀이공원 디즈멀랜드.


그곳에서는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종일 울려 퍼졌다. 그것은 뱅크시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였다.


"잊지 마세요. 야망은 현실 안주만큼이나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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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주 기자 yeo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