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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딩크' 박항서, "나는 한국 축구에서 퇴출된 상태였다"

부임 3개월만에 베트남을 2018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이끈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한국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고백했다.

인사이트YouTube 'VFF Channel'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솔직히 나는 한국 축구에서 거의 퇴출된 상태였다"


부임 3개월만에 베트남을 아시아 대회 준우승으로 이끈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한국에서 겪은 어려움을 고백했다.


1일 방송되는 SBS '김어준의 블랙 하우스'에서는 베트남의 '국민 영웅' 박항서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김어준은 박 감독을 만나기 위해 지난 27일(현지 시간)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린 중국 창저우로 향했다.


인사이트YouTube 'VFF Channel'


이날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 감독은 "솔직히 나는 한국 축구에서 거의 퇴출된 상태였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 감독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 사단의 수석코치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뤄내며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같은 해 열린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는 이유로 3개월 만에 경질되는 아픔을 맛봤다.


이후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에서 각각 코치와 기술고문으로 재직하던 그는 2005년 갓 창단한 경남FC의 초대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이어 전남 드래곤즈를 거쳐 상주 상무 감독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문제는 상주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였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도 아니고 감독으로 성과를 거두지도 못했던 그를 찾는 팀은 없었다.


1년여의 공백기를 갖게 된 그는 이 시기 '박항서 리더십 축구 교실'을 열어 소년원생들과 다문화 가정 학생 등 청소년들의 축구 멘토로 변신해 조용히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는 2016년 창원시청 축구단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내셔널리그(3부 리그 격 / 실업리그) 소속 팀의 상황은 열악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던 상황. 이때 박 감독에게 손을 내밀어 준 곳이 베트남이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나에게 기회를 준 베트남에 오히려 내가 감사하다"고 전했다.


얼핏 한국을 원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그는 인터뷰에서 "내 속은 대한민국이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베트남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박 감독의 이러한 노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열매를 맺었다. 그 역시 쩐 다이 꽝 베트남 주석국가로부터 3급 노동 훈장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일어나 걸었던 박항서 감독. 그의 '7전 8기' 스토리를 많은 이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한편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같은 대회서 매 경기 졸전을 펼치며 팬들을 실망케 했다.


결국 우리 U-23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의 4강전에서 1-4 대패를 당한 데 이어 카타르와의 3·4위전서도 0-1로 패하며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에 안겨준 준우승보다 더 값진 선물 3가지축구 변방국으로 여겨지던 베트남을 이끌고 준우승을 차지한 '쌀딩크' 박항서 감독의 지도 비법(?)이 공개됐다.


박항서 감독은 결승전서 패하고 우는 베트남 선수에게 이렇게 말했다베트남 축구 역사를 새로 쓴 박항서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후 라커룸에서 보여준 '리더십'이 베트남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