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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 벌려고 대리 운전하는데 아저씨가 제 몸을 더듬었어요"

대리 운전 아르바이트를 하던 남학생은 손님이었던 중년 남성의 오피스텔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왜 강력하게 거부하지 않았냐"는 물음은 성추행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는 말이다.


실제로 성추행 피해자들의 진술을 들어보면 피의자의 손길이 닿는 순간 몸이 굳고 당황스러워 머릿속이 새하얘진다고 한다.


특히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사람에게서 이같은 일을 당하면 복잡한 감정은 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조언이 필요하다"며 글을 올린 누리꾼도 이와 관련해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자신을 올해 대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학생이라고 소개한 A씨는 용돈을 벌기 위해 대리 운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3일 오후 8시 30분경 전주에서 손님을 태우고 광주로 향했다. 차주는 대략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친절한 남성이었다.


A씨는 오후 10시경 광주에 있는 손님의 오피스텔에 도착했고, 터미널과 오피스텔이 가까워 버스를 타고 전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던 찰나 손님은 날도 추우니 커피나 한잔 마시고 가라고 권했다.


이 같은 호의에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던 A씨는 손님과 함께 오피스텔로 들어갔고 이후 손님은 근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2잔을 사와 건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남성의 친절함에 감사함을 느끼던 A씨는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쉬던 A씨에게 손님이 다가와 뜬금없이 어깨를 주물렀고, 어깨를 주무르던 손은 점점 가슴쪽으로 내려왔다.


'건장한 남성'인 A씨는 동성 손님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정신이 멍해지면서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하지만 A씨는 강한 반응을 보이면 완력을 쓸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손님과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A씨는 조심스레 "남자 좋아하시냐"고 물었고, 손님은 "가끔"이라는 대답과 함께 "남자랑 자본 적 있냐", "오늘 자고 내일 새벽에 올라가라"라는 말을 건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두려움에 빠진 A씨는 최대한 완곡하게 거절하려 "지금 저한테 하시는 행동이 다른 사람한테 좋게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님은 "상관없다"고 대답했고, 겁에 질린 A씨는 황급히 오피스텔을 빠져나왔다.


동성에게 성추행을 당한 A씨는 이후 쉽게 잠에 들지 못했고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았다.


A씨는 "성추행이나 성폭행 피해자들이 왜 목욕탕에서 때타올로 피가 나도록 몸을 벅벅 문지르는지 이제 알 것 같다"며 괴로운 심정을 전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왜 가만히 있는지 아주 난리를 쳐야 했다", "강요하지 않았다면 성추행은 아니다", "모르는 사람 집에 들어가는 거 아니다"라는 의견과 "이만하길 다행이다", "트라우마가 생기실 것 같다", "끔찍하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동성간이라도 상대가 불쾌감을 느꼈다면 성추행이 성립한다. 또 건장한 남성이라고 해서 성추행 피해와 거리가 멀거나 위기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는 A씨에게 감히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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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주 기자 minjo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