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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온정 모였는데 고작 '130만원' 받은 中 소년, 한국에도 눈송이 소년은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자. 기부금 운영의 불투명성과 시민들의 불신이 과연 중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일까?

인사이트shanghaiis


[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최근 중국에서는 이른바 눈송이 소년이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눈송이 소년은 중국 원난성에 사는 8살 소년 왕푸만을 말한다.


영하 9도 맹추위 속 얇은 코트만 입고 등교를 하다가 머리에 서리가 앉아 하얗게 변해버린 왕푸만의 사진은 중국 SNS에 급속도로 퍼지며 알려졌다.


돈이 없어 그 흔한 목도리, 장갑도 없이 1시간 넘게 학교에 걸어가야 했던 왕푸만의 사연은 13억 중국 시민들의 온정을 한 곳에 모이게 했다.


중국 시민들은 왕푸만에게 성금을 보내기 시작했다. 수일 만에 성금의 액수는 30만 위안(한화 약 5천만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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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푸만은 더이상 추위 때문에 걱정할 일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 의외의 문제가 불거졌다. 왕푸만에게 전달되는 성금은 5천만 원이 아닌 고작 130만 원이라는 것이다.


자오퉁시 교육국은 "하룻밤 새에 부자가 되는 것은 어린이에게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국은 초등학교의 학생 81명에게 각각 500위안(약 8만 원)의 지원금을 전달할 예정이며, 모인 5천만원 성금을 보두 불우 어린이를 돕기 위해 사용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반발했다. 지방 관료들이 빈민층에게 제공할 구호금을 착복하는 일이 끊이지 않는 중국에서 이 성금이 과연 불우 어린이의 손에 들어갈 것인지 의심했다.


더이상 교육국을 믿을 수 없으니 성금 사용 내용을 시민들에게 모두 공개하라고 시민들은 앞다퉈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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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송이 소년을 위해 중국 13억 인구가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는 훈훈한 사연이 한순간에 공무원의 기부금 착복이라는 사건으로 변질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자. 기부금 운영의 불투명성과 시민들의 불신이 과연 중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일까?


이는 비단 중국에 한정된 일이 아니다. 이미 국내 대형 사회 복지 단체의 기부금 비리는 단골 뉴스거리다.


지난 2014년 만들어진 '새희망씨앗'의 회장과 대표는 현재 기부금 126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돕는다는 취지로 설립된 새희망씨앗은 약 5만 명에게 126억 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아동청소년에게 기부된 금액은 2억 원이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새희망씨앗뿐만 아니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과거 불우이웃성금 40억 원을 사옥 마련에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국내 기부금 단체의 비리가 이렇게 계속해서 일어나는 이유는 회계감사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회계 공시의무를 가진 지정기부금단체는 3500여 곳에 불과하며, 나머지 3만여 곳은 공시의무조차 없다.


올해 들어 기부금 단체에 대한 회계 관리가 깐깐해졌다고 하지만 현재 주무부처가 일괄 관리하는 체계화된 공시 사이트가 없는 것도 문제점이다.


미국의 경우 면세 혜택을 받는 공익단체는 국세청에 규정된 양식에 의거해 재정상태, 활동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면세 혜택을 받을 만큼 합당한 활동을 했는지 증명해야 하며 연차보고서를 단 한 번이라도 위반해도 혜택 자격은 박탈당한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우리나라의 경우는 기부자가 비영리단체의 활동 정보를 학인할 수 있는 곳은 기부금 단체 공식 홈페이지와 국세청 두 곳이며,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재무 정보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 한국가이드스타가 있다. 모든 정보를 한꺼번에 비교분석할 수 있는 사이트가 없는 현실이다.


중국 눈송이 소년이 받는 기부금이 130만 원이라는 기사가 국내에 보도된 후 댓글에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 현 상황에 대한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돈 떼먹는 건 중국이나 한국이나 똑같다는 등 불신이 가득찬 의견이 주를 이었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공익 단체가 오히려 그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사실에 국민들도 분개하고 있다.


현재 더이상의 비리와 적폐를 끊기 위해서 정부 차원의 시스템 마련도 중요하지만 우선시 되어야 하는 점은 복지 단체의 투명한 운영 및 정보 공개다.


중국 시민들이 눈송이 소년과 다른 불우이웃에게 전달할 기부금 전부를 공개하라는 말처럼 현 대한민국 국민들도 복지 단체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얇은 코트'만 입고 등교하다가 머리 꽁꽁 얼었던 소년에게 선물이 쏟아지고 있다소년의 사진 한 장은 빈곤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삶까지 바꾸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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