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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 안 하던 친구가 갑자기 '고액알바' 소개해주면 의심해야 하는 이유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모든 것은 돈으로 환산된다. 심지어 사람의 마음 그리고 몸까지도.

인사이트영화 '공모자들'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있다.


순수한 호의를 베풀어 남을 도우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면 이 세상은 유토피아(Utopia)와 다름없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유토피아'라는 말은 '가장 이상적인 나라'라는 뜻과 함께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나라'라는 의미도 내포한다.


그렇다. 세상은 유토피아처럼 보이는 유토피아다. 호의로 둔갑한 악의, 이타심으로 무장한 이기심이 판을 치는 곳이다.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모든 것은 돈으로 환산된다. 심지어 사람의 마음 그리고 몸까지도.


인사이트영화 '아저씨'


이러한 상황을 교묘하게 노려 사적 이득을 취하는 자들이 있다.


범죄자들은 사람을 사고팔면서 돈을 번다. 이것이 하나의 사업이 되면서 조직이 생겨났고, 그렇게 '인신매매, 장기밀매 조직'이 탄생한 것이다.


이들의 범죄행태를 보면 매우 치밀하고 체계적이다.


이른바 '표적'을 정하고 미행하는 사람, 납치하는 사람, 알선하는 브로커, 장기를 적출하는 전문의까지 모두 한통속이다.


인신매매단이 주로 쓰는 납치 수법은 많이 알려진 바 있다.


인사이트OCN '보이스'


거절할 수 없는 부탁을 하거나 동정심을 유발하는 상황을 연출한다. 혹은 화를 돋우면서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수법도 있다.


약물을 이용해 항거불능의 상태로 만드는 경우, 공권력을 사칭하거나 돈으로 유혹하는 등 그 방법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는다.


이 수법들의 공통점은 바로 상대방을 방심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저항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범죄를 저지른다.


지난 2013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한해 실종자만 9만명이 넘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물론 실종 신고가 접수된 모든 사람들이 인신매매단 및 장기밀매 조직에게 납치당해 변을 당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타부언(샤티엔비엔)이라는 범죄조직의 은어처럼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 그 누구도 직접 변을 당한 사람들의 경험을 들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인신매매단에게 납치를 당할 뻔했다는 경험이나 직접 현장을 목격했다는 글들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안일하게 생각한다. "그냥 근거 없는 괴담일 거야"라고. 진짜 그럴까?


지난 2009년 중국으로 신혼여행을 갔다가 신부가 장기가 적출된 채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온 '신혼부부 장기밀매 사건'이 발생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중국이라고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면 우리나라 사건을 예로 들 수 있다.


지난 2015년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장기매매를 알선함 혐의로 장기밀매조직 총책 노모(43) 씨와 김모(42) 씨 등 12명을 구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공공장소에 장기매매를 암시하는 전화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했고, 연락이 오는 사람들과 그 지인들을 유혹해 장기매매를 알선했다.


또한 한 고등학생이 중학교 동창에게 물건 하나만 대신 배달해주면 큰돈을 주는 아르바이트를 소개했는데, 알고 보니 그 친구가 장기밀매조직 소속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0대 청소년들을 유인해 숙소까지 마련해준 일당은 장기를 적출한 때를 노리고 있다 경찰에 적발되고 말았다.


이렇듯 인신매매 및 장기밀매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모든 것이 괴담으로만 느껴지는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유토피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인사이트영화 '공모자들'


"5천만원에 고통 감내능력 임상실험 참여하실 분 찾습니다"한 채용 사이트에는 '고통 감내능력 임상실험 지원자 모집'이라는 제목과 함께 채용공고가 게재됐다.


옆 사람이 '청웅, 사타부언'이라는 말 쓰면 당장 경찰서로 뛰어라장기밀매 조직의 범죄행태를 확인해본 결과 공통적인 범행 수법과 절차가 있었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