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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부모'에게 자리 뺏기고 '땅바닥'에 쭈그려 앉아 밥 먹는 소년

부모님이 오지 못한 학교 식당에서 홀로 쓸쓸히 밥을 먹고 있는 한 학생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인사이트Facebook 'Mohd Fadi Salleh'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친구들이 식당에서 엄마, 아빠의 챙김을 받으며 맛있게 밥을 먹는 사이 홀로 남은 학생은 조용히 접시 하나를 챙겨 밖으로 나왔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월드오브버즈는 친구들 부모님에게 자리를 빼앗겨 앉을 곳이 없었던 한 학생의 처량한 식사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말레이시아의 한 초등학교에서 촬영된 것으로 이날은 학생들의 등교 첫날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과 걱정된 마음을 안고 함께 집을 나섰다.


학교에 도착한 후 부모들은 선생님에게 앞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울 것들, 혹은 부모들이 알아야 할 것들 등을 배웠다.


인사이트Facebook 'Mohd Fadi Salleh'


모든 일과가 끝나고 점심 시간이되자 학생들과 부모들은 학교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평소 같으면 친구들끼리 모여 앉아 밥을 먹었겠지만 이날은 부모들이 자식들 옆에 앉아 함께 밥을 먹었다.


부모들이 자연스레 자리를 차지하고 앉자 식당은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때 아무도 챙겨주는 이가 없었던 한 학생은 주변을 둘러보다 자리가 없자 조용히 자신의 밥그릇을 들고 식당을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식당 밖 벽 앞 땅바닥에 쭈그려 앉은 채 밥을 먹기 시작했다.


인사이트Facebook 'Mohd Fadi Salleh'


당시 해당 학교에 근무 중인 선생님 모하드 파디 살라(Mohd Fadi Salleh)는 제자의 처량한 모습에 울컥해 사진을 촬영했다.


모하드는 해당 사진을 공개하며 "부모님들이 자기 자식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부모가 학교에 오지 못한 아이들이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잘못된 부분을 꼬집어냈다.


이어 "전에도 이런 상황을 경험했다. 그때도 혼자 쓸쓸히 식당 한구석에서 밥을 먹던 나의 제자는 아빠는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는 병원에 있어 아무도 와줄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어른들은 아이들 모두를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 자기 자식만 생각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며 "부모가 없거나 올 수 없는 아이들이 이런 일로 상처를 받는 일이 더이상 없었으면 한다"고 간청했다.


실제 공개된 사진 속에는 홀로 쓸쓸히 밥을 먹는 아이 뒤로 엄마, 아빠의 챙김을 받으며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는 친구들의 모습이 담겨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학폭으로 딸 잃은 아빠에게 도리어 "죽여버리겠다"며 협박한 가해자 부모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중학교 2학년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피해자 가족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


김나영 기자 n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