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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가 '가오나시'를 통해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작품 자체를 넘어 우리에게 뼈 있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심금을 울렸다.

인사이트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그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 '명작 중의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이 있다. 바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다.


작품의 스토리, 음악, 분위기 등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작품 자체를 넘어 우리에게 뼈 있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심금을 울렸다.


지난 2002년 개봉한 이후 무려 1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작품의 해석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무게가 실리는 해석은 '일본의 성매매 문화'에 대한 고찰이다.


인사이트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실제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주요 배경은 온천이다. 주인공 센이 일하는 온천에서 접대받는 손님은 모두 남성, 접대하는 사람은 모두 여성으로 설정됐다.


또한 건물주인 유바바의 이름은 실제 온천에서 성매매를 관장하는 여주인을 일컫는 단어와 일치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어디까지나 관객들의 자의적인 해석이자 추측이다.


분명한 점은 한 작품을 통해 다양한 해석을 하며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재고할 수 있다는 긍적적인 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금은 색다르게,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신스틸러 캐릭터인 '가오나시'에 집중하고자 한다.


독특한 외형과 성격으로 오히려 주인공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다.


인사이트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가오나시(顔無し)는 이름 그대로 '얼굴이 없다'라는 뜻이다. 가오나시는 하얀 가면을 쓰고 있지만 그 가면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목소리도 없다. 단지 집어삼킨 사람들의 목소리를 빌려서 말할 뿐이다.


가오나시는 무척이나 외롭다. 극중 내내 "외롭다"라는 말을 중얼거릴 정도로 외로움의 결정체로 표현된다.


또한 탐욕스럽기 그지없다. "갖고 싶다. 먹고 싶다"는 말과 함께 온갖 물건들을 집어 삼키는 탐욕을 보이고 황금만능주의의 꽃인 '금'을 뱉어낸다.


이같은 가오나시의 특징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와 많은 점이 닮았다.


인사이트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자기 자신의 얼굴, 목소리를 숨긴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 인격을 숨기거나 페르소나(Persona)라는 가면으로 자신을 가리고 살아가는 현대인들.


외로움에 허덕이며 물질에 대한 탐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우리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가오나시를 통해 우리에게 무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가오나시가 현대인의 자화상은 아닐까.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가오나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유는 우리와 모든 면에서 닮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숨겨진 비밀 6가지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숨겨진 비밀을 공개한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