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로 '70년' 만에 생이별 하게되자 '작별 키스' 나눈 노부부
무려 '7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해온 노부부의 '생이별' 현장이 가슴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다.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 주세요"
파릇파릇했던 젊은 날을 지나 백발의 노인이 될 때까지 무려 '7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해온 노부부의 '생이별' 현장이 가슴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남편의 건강 악화로 더이상 같은 요양원에서 살 수 없게 된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91세 할아버지 허버트 구딘(Herbert Goodine)과 89세 할머니 오드리 구딘(Audrey Goodine)은 무려 70년을 함께 해온 평생의 반려자다.
부부는 캐나다 뉴브런즈윅주 퍼스 앤도버에 위치한 한 특별간호 요양원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남은 여생을 보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얼마 남기지 않은 지난 15일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결혼 후 처음으로 떨어져 살 위기에 직면했다.
할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더 많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요양원으로 옮겨가게 됐기 때문이다.
요양원 측은 부부의 딸 다이앤 필립스(Dianne Phillips)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곧바로 짐을 뺄 것을 요구했다.
다이앤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크게 당황했다. 부모님이 남은 여생을 따로 떨어져 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적 없었기 때문이다.
부모님 또한 사실을 알게되면 충격이 클 것이란 생각이 들자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고민 끝에 다이앤은 요양원 측에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연말까지만 두분이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냐"며 "제발 부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자 요양원 측은 "그럴 순 없다"며 "지금 정해주지 않으면 할머니, 할아버지께 말씀드려 직접 정하게 하시겠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결국 다이앤은 부모님께 "이번 크리스마스는 두 분이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아요"라며 안타까운 소식을 알렸다.
딸의 말을 들은 할머니는 크게 슬퍼하며 "우리는 이제 더이상 함께 살 수 없는 거니? 크리스마스도 함께 보낼 수 없는 거야?"라고 눈물지었다.
할아버지 또한 "연말까지도 시간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 매정하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이별의 아쉬움에 눈물을 터트린 할머니를 먼저 다독였다.
남편의 다독임에 감동한 할머니는 할아버지 볼에 얼굴을 가져다 댔고, 두 사람은 애틋한 '작별 키스'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다이앤은 부모님의 안타까운 사연을 SNS에 공개하며 "요양원 측의 처사는 노인에 대한 감정적 학대다. 감정적으로 부모에게 큰 타격을 줬다"고 토로했다.
요양원 측은 "정해진 규율에 따르지 않는 것은 법을 어기고 자격을 상실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김나영 기자 n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