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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탕카멘 턱수염 파손…박물관, 몰래 접착제로 붙여”

3천300년 된 고대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에서 턱수염이 파손됐으며 이를 박물관 측이 접착제로 붙여놨다는 폭로가 나왔다.

via Tarah/flickr

 

3천300년 된 고대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에서 턱수염이 파손됐으며 이를 박물관 측이 접착제로 붙여놨다는 폭로가 나왔다.

 

AP 통신은 투탕카멘 황금마스크가 전시된 카이로 소재 이집트 국립박물관의 관리자들을 인용해 지난해 말 황금마스크의 턱수염이 청소 중 파손됐으며 박물관 직원이 이를 '에폭시' 접착제로 급하게 부착해놨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자는 "불행하게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는 물질(에폭시)을 썼다"며 "에폭시는 접착성이 좋아 보통 금속이나 석재에 쓰지만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 같은 걸출한 유물엔 적합하지 않다"고 AP에 밝혔다.  

 

그는 "마스크를 보존실로 보냈어야 했지만 빨리 다시 전시를 하느라 급한 나머지 결국 빨리 마르는, 돌이킬 수 없는 물질을 썼다"고 덧붙였다.  

 

황금마스크에 에폭시를 바를 때 현장에 있었다고 말한 다른 관리자는 에폭시가 마스크 얼굴 부분에도 떨어져 굳는 바람에 다른 동료가 주걱으로 이를 제거하느라 마스크에 긁힌 자국이 남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황금마스크가 직원의 실수로 떨어져 나간 것인지, 애초 헐거운 나머지 제거된 것인지에 대해선 설명이 달랐다.  

 

AP는 "3명의 관리자는 사건이 일어난 정확한 시점이나 턱수염의 파손 경위에 대해 말이 엇갈렸지만, 이들 모두 상부에서 빨리 고쳐 놓으라는 지시가 내려왔으며 이에 부적절한 접착제가 사용됐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마스크가 박물관 직원에 의해 파손됐으며 박물관 측은 이를 이집트 유물부에 보고하지도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국립박물관은 이집트를 대표하는 주요 관광지이지만 전시품 관리 보존 수준이 그간 전문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곳이라고 AP는 전했다.

 

특히 2011년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축출 시위 이후 정치적 불안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관광객이 급감한 것은 물론 외국 전시의 길이 막혀 심각한 재정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탕카멘은 기원전 1천360년대 9세의 나이로 파라오에 즉위해 19세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금색 바탕에 푸른색 줄무늬가 특징인 황금마스크는 그의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문화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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