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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동안 콘크리트 감옥에 갇힌 코끼리 (사진)

3살 때 엄마로부터 격리돼 필리핀으로 보내진 아기 코끼리는 흙 한 번 밟아보지 못한 채 38년 동안 콘크리트 사육장에 갇혀 비참하게 생활하고 있다.

via Presspeople/Mirror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코끼리의 눈물이 누리꾼을 울리고 있다. 

 

스리랑카에서 태어난 아기 코끼리 '말리'는 3살 때 엄마의 품에서 강제 격리돼 1977년 필리핀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선물로 보내졌다.

 

이후 말리는 싱그러운 잔디의 감촉을 느껴보지 못한 채 무려 38년 간 홀로 콘크리트 사육장에 갇혀지냈다. 

 

삶의 황혼에 접어드는 동안 다른 코끼리들을 만날 수도 짝짓기를 할 수도 없었다. 

 

현재 말리는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 서서 사육장 너머 닿을 수 없는 푸른 나무들을 바라보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따금 방문자들이 던지는 땅콩을 주워먹는 것이 그녀의 유일한 낙이다.

 

동물구호협회 PETA 아시아지부 대변인 제이슨 베이커(Jason Bake)는 "현재 말리가 정신적·육체적으로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마닐라 동물원의 열악한 환경이 그녀에게 만성 우울증과 생명을 위협하는 다양한 질병들을 키웠다"고 말했다. 

 

via via Presspeople/Mirror

 

코끼리의 습성상 다른 코끼리와의 긴밀한 유대감은 신체적·정서적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외부로부터 고립된 채 약 38년을 홀로 지낸 말리는 4년 전 울타리 안으로 격리된 후로는 친구 코끼리는커녕 잔디 한 번 밟아보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코끼리는 하루에 30마일 이상 부드러운 땅을 걸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부드러운 잔디와 흙이 발의 쿠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딱딱한 콘크리트 사육장은 그녀의 발을 갈라지고 썩게 만들었다. 발의 질병으로 인해 그녀는 고통스러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제이슨은 "발 감염증과 관절염은 갇혀 지내는 코끼리들의 주요한 사망 원인 중 하나다. 전문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말리는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PETA는 영국인이 운영하는 태국의 한 코끼리 보호소에 그녀의 거처를 마련하고 수송자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필리핀 당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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