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총 맞고 죽은 친구" 소설가 황석영이 말하는 4·19 혁명
소설가 황석영이 지난 4·19 혁명 당시 하굣길에 친구를 잃은 사연을 털어놨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소설 '삼포 가는 길' 등을 지은 황석영 작가가 과거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해 밝힌 일생일대의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9월 황 작가가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해 밝힌 4·19 혁명 당시의 상황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황 작가는 "학창시절 선생님의 인생을 바꾼 사건이 뭐냐"는 질문에 "4·19 혁명"이라고 대답했다.
4·19 혁명은 지난 1960년 4월 19일 학생과 시민이 중심 세력이 돼 일으킨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이다.
발췌개헌이나 사사오입 개헌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헌법을 뜯어고쳐 12년간 장기 집권한 이승만 정권에 대한 반발로 일어났다.
당시 이승만은 무고한 학생과 시민을 공산당으로 낙인찍어 모질게 진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황 작가는 "당시 나는 청와대 근처 고교에 재학 중이었다"면서 "그런데 수업 도중 밖에서 총성이 들려왔다"고 회상했다.
청와대 주변에서 시민과 군경이 강하게 대립한 탓에 황 작가가 있던 학교까지 총성이 들린 것이다.
이로 인해 황 작가와 친구들은 원래보다 일찍 하교하게 됐다.
그런데 집에 가던 중 또다시 총성이 들리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황 작가의 친구 한 명이 고꾸라지듯 푹 쓰러졌다.
쓰러진 친구를 급하게 일으킨 황 작가는 총알이 친구의 관자놀이를 관통해 나간 끔찍한 모습을 목격하게 됐다.
실제로 총을 맞은 친구의 머리에서는 피가 덩어리져서 콸콸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이를 부축하던 황 작가의 교복은 온통 핏빛으로 물들었다.
허망하게 친구를 잃은 황 작가는 그날 화장실에서 교복을 빨았다고 한다.
친구의 피가 짙게 밴 교복에서는 핏물이 한참이나 흘러내려 갔고, 황 작가는 결국 눈물흘 흘렸다.
한편 황 작가의 친구 외에도 4·19 혁명 당시에는 무고한 학생들의 생명이 수없이 스러져갔다.
이 혁명으로 인해 이승만은 결국 대통령직에서 하야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