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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에 친딸과 재회한 엄마는 한시도 손을 놓지 못했다

가난과 산아제한정책에 딸을 입양 보내야 했던 부모는 간절한 마음을 받은 편지를 아기 곁에 남겼다.

인사이트SCMP


[인사이트] 황비 기자 = 22년 전인 1995년, 눈물을 머금고 갓 태어난 아기를 버리던 부모는 절절한 마음으로 써 내려간 편지를 함께 남겼다.


지난 3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눈물로 남긴 편지 덕에 22년 전 헤어진 딸과 재회환 부모의 이야기를 전했다.


1995년, 중국의 한 부부는 아기를 낳으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부부에게 아기는 '금쪽같은 내 새끼'였지만 극심한 빈곤과 중국의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은 도저히 아기를 키울만한 여건을 마련해 주지 않았다.


결국 부부는 태어난 지 5일밖에 안 된 아기를 슈퍼마켓 앞에 두고 와야 했다.


인사이트(좌) SCMP, (우) Le.com


아이의 옆에는 부부가 눈물로 써 내려 간 편지 한 통이 있었다. 편지에는 아이의 이름, 태어난 날과 시간 그리고 기약 없는 약속이 적혀 있었다.


"하늘이 허락하고 운명이 닿는다면 항저우의 한 다리에서 10년 뒤와 20년 뒤 칠석에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는 미국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친부모가 남긴 편지를 읽은 양부모는 사랑과 그리움이 담긴 편지 내용에 감동받아 먼 훗날 이 사실을 딸에게 말해주기로 했다. 


10년 후인 2005년, 징징의 친부모는 편지 내용대로 항저우의 단교(斷橋)에서 딸을 기다렸다.


당시 양부모는 "딸이 아직 어려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라고 생각해 아이를 내보내지 않았다.


인사이트SCMP


이후 친부모와 연락이 닿은 양부모는 징징의 사진을 보내주는 등 딸의 소식을 한동안 알리다가 곧 연락을 끊었다.


이들의 사연이 중국 방송에까지 소개되면서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 딸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란 판단도 한몫했다. 


연락이 끊기자 친부모는 다시 다리에서 딸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애끊는 부모의 모습을 본 한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이를 안타깝게 여겨 양부모를 설득했고, 드디어 징징과 친부모는 22년 만에 재회에 성공했다.


인사이트Le.com


죄책감에 지난 22년을 보내야 했던 부모는 성인이 된 딸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깍지 낀 손도 풀 수 없었다.


친엄마 키안은 "아직도 죄책감이 크다. 징징은 우리를 '엄마', '아빠'라 부르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친부모와 징징 사이엔 언어의 장벽도 있다. 징징이 중국어를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징징이 스페인으로 유학을 가기로 돼 있기 때문에 한동안 친부모와 징징이 다시 만남을 갖기는 어렵다. 하지만 연락을 끊지 않기로 약속했다. 


친부모는 "딸이 앞으로 더욱 그리워질 것 같다"고 말해 자식을 향한 깊은 마음을 드러냈다.


병상에 누워서도 '쓰레기통'서 구조해 입양한 자식들 걱정뿐인 할머니쓰레기를 주우며 연명하는 가난한 생활에도 30명의 버려진 아이들을 입양해 돌본 할머니의 사연이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