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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현장실습생 고교생의 눈물 (영상)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제주의 한 공장에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기계에 끼여 숨진 故 이민호 군의 영결식이 사망 17일 만인 어제(6일) 엄수됐다.


누군가에게는 단순 사고였을지 모르나 민호 군처럼 지금도 현장실습에 나가고 있는 고등학생들에겐 다시는 반복되어선 안될 참극이었다. 


월 초과근무만 110시간에 최소한의 안전 조치도 없는 곳에서 일했던 민호 군의 사망을 애도하며 먼저 현장실습을 경험했던 선배들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고.


인사이트


인사이트Youtube 'NocutV'


지난 1일 유튜브 페이지 'NocutV'에는 민호군에 앞서 현장실습에 나갔던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눈물 젖은 이야기가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영하의 날씨에도 현장실습생의 안타까운 죽음을 알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서울시청 앞으로 모였다.


서울금융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경훈 군은 "제 친구들도 공업계 다니는 친구들이 있다"며 "한 명은 공업용 본드에 손의 살접이 떨어져서 왔고, 한 명은 실습하던 엔진에 발가락이 깨졌다"고 말했다.


이름은 '실습'이었지만 그야말로 값싼 노동자에 불과했던 학생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숱한 사고를 견뎌가며 일하고 있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Youtube 'NocutV'


잇따르는 특성화고 실습생 사고에 시민단체에서도 '현장실습 폐지'를 촉구했다.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우리동네노동권찾기에서 활동하고 있는 복성현씨는 "후배들이 취업한다고 응원해 달라고 할 때 응원을 해주는 게 잘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불합리한 일을 겪고도 선배로서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는 회한의 눈물이었다.


이어 복씨는 "나와 내 친구들은 운이 좋아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며 "사람이 죽어 나가야만 관심을 갖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아무리 학생들이 학교에 힘들다고 하소연해도 "참아보라"는 반응만 돌아온다며 결국은 학교도, 사회도 모두 아이들을 방치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Youtube 'NocutV'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특성화고교 현장실습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이것이 능사일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교육부는 앞으로 현장실습을 폐지하되, '노동'이 아닌 '학습'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이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잇따르는 사고의 원인은 부실한 관리·감독이었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학습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할지라도 또다시 업체에서 학생들을 '값싼 노동자'로 굴릴 가능성이 높다.


교육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안전설비는 갖췄는지,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활로가 열려 있는지 등등 폐지가 아닌 실질적인 점검과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설명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YouTube 'NocutV'


올해 1월 전북 LG유플러스 콜센터에서 일하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목숨을 끊은 19살 홍모양 역시 현장실습생이었다.


지난해 5월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홀로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김모군도 현장실습생이었다.


여기에 얼마 전 사망한 민호군까지.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수천명의 아이들이 현장실습을 빙자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인사이트故 이민호군 사고 사과하는 이석문 제주교육감 / 연합뉴스 


한편 제주교육청은 민호군 사망을 계기로 현장실습 학생 실태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도내 특성화고 학생 중 현장실습에 참여한 학생 413명 가운데 6명이 초과근무와 휴일 근무한 사실이 확인됐다.


실습 중 다시 학교로 돌아온 학생도 73명에 이르렀다. 교육청은 초과·휴일 근무를 시킨 업체 2곳을 노동법 위반으로 교통노동부에 고발 조치한 상태다.


제주뿐 아니라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현장실습 실태 점검에 나섰으며, 업무 환경이 열악하거나 위험 요소가 많은 등 규정을 어긴 업체에 대해 관련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YouTube 'NocutV'


"현장실습 나간 고교생 아들이 공장 옥상에서 투신했습니다"제주도 현장실습생 이민호군의 사망에 이어 이번에는 안산에서 고교 실습생이 옥상에서 투신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실습 중 기계에 깔려 숨진 故이민호군이 친구들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제주도의 한 음료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도중 기계에 끼여 숨진 故 이민호군이 생전 친구들에게 보냈던 카톡 메시지가 공개됐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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