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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환자 살려놨더니 '갈비뼈' 왜 부러뜨렸냐고 따지는 보호자

24시간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들의 치열한 삶을 그린 한 다큐멘터리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

EBS '명의 3.0'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이국종 교수를 통해 한국 의료진들이 겪는 열악한 근무 환경이 도마에 오르면서,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들의 치열한 삶을 그렸던 한 다큐멘터리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숨멎은 환자를 살렸지만 "왜 갈비뼈 부러뜨렸냐"는 보호자의 항의를 들어야 했던 한 의사의 에피소드가 현재 의료진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대변해주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3년 전 방송된 MBN '리얼다큐 숨'에서는 24시간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 대학병원 응급실의 하루가 전파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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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BN '리얼다큐 숨'


이곳에는 5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환자에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만큼 바쁘다.


병원들이 문을 듣는 주말이면 하루 평균 250명이 넘는 환자가 찾아오기도 한다. 


경미한 부상이나 간단한 처치도 있지만 심장마비, 교통사고, 자살시도 등 생명이 위급한 환자가 쏟아질 때면 의사들의 입술은 더욱 바짝바짝 마른다.


자신의 손에 생사가 결정되다 보니 의사들은 그 누구보다 혼신의 힘을 다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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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BN '리얼다큐 숨'


그런데 하루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4년차 성수동 의사에게 한 보호자가 찾아왔다. 


보호자는 대뜸 의사에게 "심폐소생술을 해서 뼈가 부러지고 피를 토하고 그걸 알면 누가 시키겠느냐"며 따지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지난 밤 이미 숨이 멎은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했고, 제발 살려달라는 가족들의 호소에 의료진들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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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BN '리얼다큐 숨'


심장이 다시 뛰게 하려면 강하게 마사지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환자의 갈비뼈가 부러져 피를 토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자 보호자가 이를 따지러 온 것이다. 의사가 "보호자님이 어제 살려달라고 하셨잖아요"라고 말하자 보호자는 "죽었으면 안해야지"라고 도리어 호통을 친다.


이어 의사가 "의사로선 전혀 부끄럽지 않다. 할 처치는 다 했다"고 답하자 보호자는 "뭐가 부끄럽지 않아요. 부끄럽지.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라며 분을 삭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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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BN '리얼다큐 숨'


밥 먹을 시간도 없어 도넛으로 끼니를 때우고 딱딱한 간이 침대에서 쪽잠을 자면서도 환자를 살릴 수 있어 힘든줄도 모르고 일한다는 응급실 의사들.


그렇게 생명을 살린다는 '자부심' 하나로 달려왔지만 가끔 보호자나 환자가 왜 살렸냐고 따져 물을 때면 의사들도 큰 허탈감과 상실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러한 일을 겪어야 하는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의 고단한 하루에 누리꾼들은 "응급실, 중증외상센터 같은 곳에 인력충원 등 지원이 가장 많이 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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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BN '리얼다큐 숨'


한편 현재 우리나라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일주일 164시간 중 평균 100시간 이상 외래진료를 보고 수술방에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만큼 과도한 스트레스와 육체적 피료에 시달리다보니 매년 중증외상센터나 응급의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부족한 인력은 곧 응급실 기능의 질 저하로 이어져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에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일환으로 정부 차원에서 외상센터, 응급의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상센터 열악"…이국종 교수 호소에 권역외상센터 지원 강화한다보건의료당국이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등이 소속된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