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전역하는 아들에게 고깃국 먹이고 싶어서 친척 돈 훔친 아버지

몸이 성치 않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었던 아버지가 아들의 전역을 앞두고 방을 구하기 위해 절도를 저질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몸이 성치 않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었던 아버지가 아들의 전역을 앞두고 방을 구하기 위해 절도를 저질렀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전북 익산경찰서는 지난 1월 말 홀로 사는 고모 의 아파트에 들어가 구형 휴대전화를 훔친 혐의로 A(4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어렵게 살아왔으며 아들의 전역이 다가오자 이 시기에 맞춰 돈을 준비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몸을 뉘일 집이나 먹을거리도 구하기가 힘든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앞서 그는 일자리를 구하려 백방으로 뛰어봤지만 치아가 3개밖에 없어 면접을 볼 때마다 번번이 떨어졌다. 


치아를 숨기기 위해 면접장에 늘 마스크를 쓰고 갔지만 면접관들은 마스크를 벗으라 요구했고, 그의 치아를 보고는 미간을 찌푸리고 손사래를 쳤다. 


아무리 근면·성실을 내세워 일자리를 애원해도 그를 받아주는 회사는 없었다. 


치아를 최대한 드러내지 않고 어렵게 취직한 사탕공장에서는 한 달만에 해고당했다. 주유소 주유원 자리도 마찬가지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러던 중 아들의 전역이 다가오자 마음이 급해진 A씨는 익산시의 한 아파트에 홀로 거주하는 고모 B(83)씨를 떠올렸다.


그는 이 아파트에 들어가 B씨가 한눈을 판 틈에 구형 휴대전화를 훔쳐 나왔다. 


A씨는 훔친 휴대전화의 유심침을 빼내 소액결제 방식으로 420만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돈으로 아들과 함께 살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방을 구하고 전역한 아들과 함께 밥을 사먹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돈이 떨어진 A씨는 인천으로 가 아들이 취직한 주유소 주인이 내준 방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뒤늦게 통장에서 수백만원이 빠져나간 사실을 안 B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일을 하고 싶어도 받아주는 회사가 없어 남의 돈에 손을 댄 것 같다"며 "사정은 딱하지만 엄연한 범죄이니 죄를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들이 도둑질 했다는 말에 차고 있던 '금팔찌' 내준 78세 노모희소병을 앓는 아들이 도둑질을 했다는 소식을 들은 노모가 차고 있던 얇은 금팔찌를 풀어내놓으며 합의금에 보태 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