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물구덩이에 빠져 목숨 잃을 뻔한 치매 할머니 구해낸 구조대원
평소 치매를 앓던 70대 할머니가 논에 있는 물구덩이에 빠졌다 극적으로 구조됐다.
[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치매를 앓던 70대 할머니가 논에 있는 물구덩이에 빠졌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19일 전남 화순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후 6시 35분 화순의 한 마을에서 A씨(77)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았다.
A씨의 남편은 자신이 깜빡 잠이 든 사이에 없어진 A씨를 애타게 찾아다니다 결국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마을 주민들로부터 치매를 앓고 있던 A 씨가 간혹 예전 농사를 짓던 밭으로 가곤 했다는 말을 들었다.
경찰은 동네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한 결과 A 씨가 과거 밭농사를 짓던 곳으로 걸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영하를 웃도는 강추위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물론 마을 주민까지 나서 동네 곳곳을 애타게 수색했지만 A씨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18일 오전 8시경 A씨가 살던 마을 인근에서 고추 시설하우스를 설치하던 베트남 남녀 근로자 2명이 논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소리가 난 곳으로 가보니 논에 있는 지름 60cm, 깊이 3m 정도의 물구덩이가 있었다.
평소엔 눈에도 잘 띄지 않는 물구덩이였는데, 바로 그 안에 A씨가 빠져있었다.
두 사람은 곧장 경찰에 신고했고 구조에 나선 소방관들은 굴착기를 동원해 옆부분 흙을 파냈다.
이후 삽으로 흙을 조심스럽게 파낸 끝에 무려 1시간 만에 A씨를 구조할 수 있었다.
경찰은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너무 애타게 찾아 안타까웠는데 사람들이 인기척을 느껴 천운으로 구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구조된 A씨는 다행히 옷이 물에 젖어있는 것을 제외하고 큰 외상 없이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연주 기자 yeo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