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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주던 신혼부부가 '이사' 가자 굶주리던 '길냥이' 보살핀 이웃

갈색 털이 매력적인 길고양이는 매일 밥을 주던 젊은 부부가 오늘도 보이지 않자 허탕을 치고 굶주린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인사이트한 이웃이 올린 길고양이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갈색 털이 매력적인 길고양이는 매일 밥을 주던 젊은 부부가 오늘도 보이지 않자 허탕을 치고 굶주린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늘 반갑게 "나비야~ 나비야~" 하면서 맛있는 사료를 주던 반가운 얼굴을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이사 간다고 말이라도 해주고 갔으면 이렇게 허망하게 기다리지는 않았을 것을. 


길냥이는 이유도 모른 채 마냥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오늘도 찬 바람을 맞으며 기다렸지만 신혼부부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인사이트겨울철에는 길고양이에게 더욱 혹독한 계절이다(자료 사진) / 연합뉴스


길고양이는 아주 작은 아기 고양이일 때부터 이 동네에서 사료와 캔을 얻어 먹으며 마치 '터주대감'처럼 돌아다녔다.


사람들을 보고 경계는 했지만 누구도 자신에게 해코지 하지 않았기에 동네 주민들이 놓아주는 음식을 먹고 배고픔을 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밥 주던 신혼부부가 이사간 뒤 모든 게 달라진 것이다.


길고양이의 이런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한 이웃주민이 있었다.

신혼부부가 밥을 주는 모습을 늘 봐왔던 탓에 길냥이의 '아침 식사'는 하루의 시작처럼 느껴졌던 광경이었다.


인사이트길고양이에게 겨울철은 더욱 혹독하다(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이젠 신혼부부가 떠나고 그 자리에 길고양이만 혼자 덩그러니 남아 빈 밥그릇만 쳐다볼 뿐이었다.


마음씨 고운 이웃주민 아저씨는 이런 길고양이의 모습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신혼부부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저씨는 퇴근하는 길에 슈퍼에서 고양이 사료를 하나 구입했다. 길고양이에게 아침밥으로 주려는 마음에서다.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길고양이가 밥그릇이 놓였던 곳으로 조용히 찾아왔다. 이웃주민 아저씨는 말 없이 사료를 그릇에 한 가득 담았다.


인사이트이웃 아저씨가 준 사료를 허겁지겁 먹는 길고양이 / 온라인 커뮤니티


잠시 경계하던 고양이는 근처로 다가오지 않았지만 사료가 담긴 그릇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잠시 망설이다가 눈치를 보면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고양이와 사람이 서로 말하지 않아도 무언가 교감하는 가슴 먹먹한 순간.


이 사연은 한 누리꾼이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과 함께 올린 훈훈한 내용이다.


인사이트사람들이 준 사료를 허겁지겁 먹는 길고양이들(자료 사진) / 연합뉴스


글쓴이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지는 짧지만 감동적인 내용으로 많은 누리꾼들이 공감을 드러내면서 칭찬 댓글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사람들이 흔히 길고양이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팩트'는 잘 먹어서(?) 뚱뚱하다는 편견이다.


사실 전문가들의 설명에 의하면 길고양이들이 뚱뚱한 이유는 잘 먹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뚱뚱한 길고양이에겐 슬픈 이유가 따로 있다(자료 사진) / Gettyimages


먹을 것이 없는 고양이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데 사람들의 음식에는 염분이 많아서 고양이가 먹게 되면 체내에 쌓이는 것.


이런 경우 수분을 섭취해서 염분을 잘 배출해야 하는데 겨울철에는 물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 고양이들의 몸에 염분이 더욱 축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몸이 붓게 되고 겉으로 보기에만 뚱뚱한 셈이다.


인사이트애묘인들은 길고양이와 사람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꾼다(자료 사진) / Gettyimages


그렇기 때문에 길고양이들이 잘 먹어서 뚱뚱하다는 생각은 '팩트'에 맞지 않다고 수의사들은 설명한다.


겨울철에는 길고양이에게 사료 뿐 아니라 물을 조금 주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타이어 안 보고 시동 걸었다가 길고양이 죽일 뻔했습니다"점점 추워지는 날씨 탓에 온기가 남아있는 자동차 바퀴나 보닛으로 들어간 길고양이들의 사진이 공개됐다.


김한솔 기자 hanso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