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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눈 '퉁퉁' 붓도록 울게 만든 친구들이 남몰래 준비한 '생일 선물'

어느 한 여중생 눈이 퉁퉁 붓도록 울게 만든 친구들의 특별한 생일 선물 사연이 재조명되면서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아침 저녁으로 부쩍 쌀쌀해지고 추워지자 친구들이 하나둘씩 패딩과 야상 등과 같은 겉옷을 입고 다니기 시작했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터라 돈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시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감히 옷 하나 새로 사달라고 말을 하지 못해 교복 마이 하나로 버텼다.


그러던 어느날 같은 반 남자애 한 명이 갑자기 나에게 다가와서는 "돈이 없어서 옷을 못 사입는거냐"며 "얼어 죽을 것 같다"는 말만 하고는 휙하고 사라져버렸다.


걱정돼서 하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내뱉은 그 남자애의 말 한마디는 나에게 비수로 꽂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내가 울고 불고 한다고 해결될 수도 없는 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나는 넘어갔고 어느덧 내 생일이 다가왔다.


평소처럼 등교를 했더니 책상 위에는 케이크와 상자 하나가 놓여져 있었다. 내 어려운 집안 사정을 알고 있던 절친한 친구들이 준비한 선물이었다.


생일 노래를 불러주던 친구들은 상자를 열어보려고 하는 나에게 학교에서 열지 말고 집에 가서 꼭 열어보라면서 나를 말렸다.


친구들의 말대로 학교가 끝난 뒤 집에 돌아온 나는 친구들이 생일 선물로 준비한 상자를 열어보고는 그만 눈이 퉁퉁 붓도록 울 수 밖에 없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한 여중생 눈이 퉁퉁 붓도록 울게 만든 친구들의 특별한 생일 선물 사연이 재조명되면서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당시 자신을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라고 밝힌 A양은 이혼하신 아빠와 고등학생인 오빠 이렇게 셋이서 같이 살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 사정이 좋지 못해 친구들이 흔히 입고 다니는 야상이나 패딩, 후드집업 등이 한 벌도 없다는 A양은 부쩍 추워진 날씨 탓에 아빠에게 옷 하나 사달라고 말해보려고 했지만 이내 마음을 접었다.


돈 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차마 패딩이나 코트 등과 같은 옷을 사달라고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결국 교복 마이 하나로 버티고 있던 A양에게 일이 터지고 말았다. 같은반 남학생으로부터 속상한 말을 듣게 된 것이다.


남학생은 A양에게 "돈이 없어서 옷을 못 사 입는 거냐. 너 얼어 죽을 것 같다"고 말했고 A양은 "그래도 아직 버틸만해"라고 답하긴 했지만 마음은 결코 편치 않았다.


A양의 상황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절친 7명은 행여 A양이 속상할까봐 아무 말없이 곁을 묵묵히 지켜줬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뒤 A양의 생일이 다가왔다. 평소처럼 등교한 A양은 책상 위에 놓여진 케이크를 보고 깜짝 놀라했고 친구들은 A양을 위해 생일 노래를 불러줬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생일 케이크 아래에는 묵직한 상자 하나가 놓여져 있었는데 친구들은 상자를 열어보려는 A양을 만류하며 꼭 집에서 열어보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친구들의 말을 듣고 하교한 뒤 집에 상자를 들고 간 A양은 상자 뚜껑을 열어본 순간 그만 밀려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상자 안에는 떡볶이 코트와 야상 한벌이 각각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옷 밑에는 A양의 절친들이 손수 쓴 손편지도 함께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며칠 전 남자애가 한 말을 듣고 1만원씩 걷어서 이렇게 두 벌 구매했다"며 "최대한 싼걸로 구한거라서 미안해. 내일 교복 위에 꼭 입고와"라고 적혀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상처 받았을 자신을 위해 돈을 조금씩 모아 옷을 선물해준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 받은 A양은 그날 눈이 붓도록 펑펑 울었다.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자 카톡을 보내자 친구들은 A양에게 "너는 이런거 받을만한 사람이다. 기죽지 말고 잘 입어라"고 답했다.


목도리와 케이크를 사들고 집에 돌아온 A양의 아빠는 친구들이 준 생일 선물을 보고 "그래도 아빤데 친구들보다 못한 선물줘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며 딸의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감추시지 못했다.


A양은 "학교에 갈 때 친구들이 선물해준 떡볶이 코트와 아빠가 사주신 목도리를 하고 갈거다"며 "너무 고맙고 사랑해. 평생 싸우지 말고 잘 지내자"라고 마무리 지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한편 매서운 한파가 찾아오면서 요즘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롱패딩 점퍼'를 입는 학생들이 유행처럼 늘어나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등골을 휘게 할 만큼 비싸다는 뜻에서 롱패딩 점퍼가 '신(新) 등골브레이커'로 떠오른 가운데 A양의 사연은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는 '롱패딩 점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에 뒤처지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롱패딩 점퍼'를 사달라고 부모님께 무작정 조르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A양에게 떡볶이 코트와 야상 한 벌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처럼 내가 업신여겼던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하게 필요한 물건일 수도 있다는 점을 되새겨봐야 할 때다.


유행 따라 '롱패딩' 사주다가 부모님 등골 빠진다대구에 사는 김모(45)씨는 최근 중학교 3학년인 딸에게 50만원짜리 롱패딩 점퍼를 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