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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약자석 차지한 시민들 때문에 도우미견과 '찬 바닥'에 앉아 간 시각 장애 할아버지

기차 노약자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비장애인이었지만 할아버지를 보고도 비키지 않았다.

인사이트Facebook 'Roger Debman'


[인사이트] 김보영 기자 = 노약자석에 앉은 사람들 때문에 시각장애 남성이 기차 통로에 앉아 가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시각장애인인 로저 더브먼(Roger Debman, 56)이 열차 버진 트레인(Virgin Trains)에서 2시간 30분 동안 통로에 앉아 가게 된 사연을 전했다.


로저는 영국 노스요크셔주 요크시에서 케임브리지셔주 피터버러시까지 가는 기차에 안내견과 탑승했다. 


로저는 안내견을 앉히기 위해 일반석보다 공간이 더 넓은 노약자석이 꼭 필요했다. 


기차 노약자석은 필요한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항상 자리를 비워두며, 예약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에 로저는 일반석 표를 예매한 뒤 비어있는 노약자석에 앉기로 했다. 


하지만 모든 노약자석에는 이미 비장애인 탑승객들이 앉아 있었다.


인사이트Facebook 'Roger Debman'


로저는 관리자를 불러 장애인석에 앉을 수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관리자는 로저의 '티켓'에 쓰여 있는 좌석에 앉으라는 말만 하고 도움을 주지 않았다.


노약자석은 따로 예약할 수 없는 이유로 로저의 티켓은 '일반 좌석'용이었다. 


그는 예약한 일반 좌석에 앉을 수도 있었지만 로저의 안내견은 좁은 일반 좌석 때문에 사람들이 오고 가는 통로에 앉아야만 했다.  


결국 로저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 2시간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안내견과 함께 '열차 통로'에 앉아 갔다. 


인사이트Facebook 'Roger Debman'


로저는 이후 개인 페이스북에 기차에서 겪은 일을 공개하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사람들에 대해 "내가 들어오는 모습을 봤지만 노약자석에 앉은 누구도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며 "이건 매일 일어나는 일"이라고 좌절을 표했다.


이어 "노약자석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서비스다"라며 "교통 약자를 배려한 일반들의 성숙한 의식이 향상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한편 로저가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은 14만 회 공유되며 온라인상에 급속도로 퍼지며 논란이 커지자 버진 트레인 측도 입장을 밝혔다.


버진 트레인 대변인은 "로저가 기차에서 당한 일은 진심으로 유감이다"며 "앞으로 해당 사건과 관련이 있는 직원을 철저하게 조사겠다"고 전했다. 


'미관' 해친다며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없애는 지자체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보기 싫다고 없애거나 설치를 꺼리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차가 쌩쌩 달리는 찻길로 안내하는 '점자블록'점자블록이 엉뚱한 곳을 안내하거나 심지어 차로로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보영 기자 b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