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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영화 '범죄도시' 모티브 된 조선족 폭력배 사건의 실상 4

인사이트영화 '범죄도시'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니 내가 누군지 아니?"


영화 '범죄도시'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추석 연휴와 맞물려 개봉한 지 무려 1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열기는 뜨겁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인데도 누적 관객수 670만명을 넘어서며 '군함도'의 기록까지 깼다.


'범죄도시'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조선족 장첸 역을 맡은 윤계상, 화려한 액션을 자랑한 형사 역의 '마블리' 마동석 그리고 명품 조연들의 완벽한 연기가 스크린을 빛냈다.


또한 작품 자체의 흥미진진한 전개와 탄탄한 얼개, 짜릿한 결말 등도 한몫했다.


인사이트영화 '범죄도시'


그중 무엇보다 영화 '범죄도시'가 흥미로웠던 이유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부터 서울 가리봉동 일대를 장악한 조선족 폭력배들의 세력 다툼과 시민들을 향한 악행이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점, 우리가 두려워하는 대상을 등장인물로 설정했다는 점은 흥행 마차를 이끄는 든든한 견인차 구실을 했다.


그러나 영화 '범죄도시'는 클리쉐(Cliché)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숱한 작품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 조선족을 또다시 범죄의 근원으로 설정하며 스토리를 이끌어갔다는 지적이다.


칭찬과 비난이 난무한 작품인 '범죄도시'. 과연 어떤 사건을 다룬 것이기에 이토록 화제를 모은 것일까.


1. 같은 동포 사이


인사이트영화 '범죄도시'


약 10여 년 전, 중국에 거주하던 조선족들은 밀입국해 우리나라로 넘어와 자리 잡았다.


서울 가리봉동을 기점으로 차이나타운을 형성한 조선족들은 점차 세력을 키우며 서울 대림, 구로, 영등포 일대를 장악했다.


이에 더해 경기도 인천, 수원, 화성 그리고 지방의 각 주요 도시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불법 체류 중이던 조선족 가운데 폭력조직원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세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자비함을 보였다.


2. 차가운 칼날, 뜨거운 혈흔


인사이트영화 '범죄도시'


지난 2004년부터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중국에서 넘어온 폭력조직인 일명 '왕건이파'는 서울 가리봉동 일대를 거점으로 활동하면서 폭력을 자행했다.


유흥업소를 상대로 '자릿세'를 요구하며 금품을 갈취하거나 주먹을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피해를 입거나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서울 남부경찰서는 대대적인 소탕 작전에 돌입했다.


이에 지난 2004년 5월 왕건이파로 활동한 윤모씨 등 조선족 14명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이들을 검거했다.


3. "혼자니?"


인사이트영화 '범죄도시'


경찰 당국의 소탕 작전에도 조선족 밀입국은 끊이지 않았고, 조선족 폭력조직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중국 연변에서 밀입국한 양모씨는 지난 2005년 서울 가리봉동의 한 식당에서 연변 출신 조선족 폭력배를 소집해 '연변 흑사파'를 결성했다.


이들은 칼과 도끼 등 흉기를 소지하고 다니면서 다른 조직과 세력 싸움을 벌이며 잔혹한 살인, 폭행 범죄를 일삼았다.


또한 일반 시민이나 유흥업소 업주들을 협박하며 금품을 갈취하고 '자릿세'를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던 중 대형 사건이 발생했다. 흑사파는 자신들의 세력을 위협하고 구역을 침범한 상대 조직원을 처절히 응징했다.


지난 2006년 12월, 양씨 등 흑사파 세력은 서울 가리봉동 노상에서 헤이룽강파 조직원 김모씨를 흉기로 찌르고 폭행했다.


이에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2007년 4월 흑사파 조직원 32명을 폭행 및 상해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4. 끝나지 않은 공포


인사이트영화 '범죄도시'


검거돼 우리나라에서 추방당한 조선족 폭력배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재입국, 밀입국을 시도했다.


이에 차이나타운 일대 시민들과 상인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방탄복을 입고 다닐 정도로 공포에 떨었다.


경찰은 성공적인 검거 작전을 위해 상인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구했지만 쉽지 않았다. 폭력조직의 보복이 두려웠던 것이다.


지속적인 단속과 수사, 소탕으로 조선족 폭력조직을 근절하는 데에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여전히 조선족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건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렇듯 영화 '범죄도시'가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특정 대상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나 분명한 점은, 그동안 우리가 각종 미디어가 재생산한 색안경을 낀 채 '같은 동포'를 기피했다는 사실이다.


"조선족 비하했다"...'청년경찰' 상영 금지 신청한 중국 동포들영화 속에서 중국 동포의 이미지를 왜곡, 비하하는 장면이 다수 등장한다며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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