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으면 고양이 부탁한다'는 친구가 갑자기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사고로 세상 떠난 친구가 키우던 고양이를 입양한 젊은 여성이 남모를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인사이트] 이다래 기자 = 사고로 세상 떠난 친구가 키우던 고양이를 입양한 젊은 여성이 남모를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지난 10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죽은 친구가 맡기고 간 고양이'라는 제목의 글과 고양이 사진 한 컷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사연을 올린 A씨는 최근 친구가 키우던 고양이 한 마리를 집으로 데려와 함께 지내기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친구의 고양이를 입양하게 된 배경에는 슬픈 이유가 있었다.
친구가 최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는데 A씨는 친구의 죽음에 자신의 '책임'이 있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친구는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집안의 빚을 갚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오빠라는 사람이 '사고뭉치'였다고 한다.
오빠의 여자친구가 낙태를 하는 비용까지 A씨가 부담할 정도로 식구들은 그녀에게 도움은커녕 무거운 짐으로 어깨를 눌렀던 것.
친구가 자동차 사고로 죽은 뒤 A씨는 평소 친구가 입버릇처럼 달고 살던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친구는 A씨에게 "내가 죽으면 고양이를 꼭 네가 맡아서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다.
A씨가 듣기 싫다고 화를 냈지만 친구는 늘 그런 이야기를 했고 어쩔 수 없이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꼭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어느날 친구가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A씨는 친구가 단순히 사고로 죽은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친구의 장례가 끝난 뒤 고양이를 데려와 키우고 있지만 고양이를 볼 때마다 죽은 친구의 얼굴이 떠올라 고통스럽다고 A씨는 호소했다.
A씨는 "내가 친구 고양이를 맡겠다고 하지 않았으면 그런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고양이가 울 때마다 친구의 모습이 떠올라 힘듭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친구의 고양이를 다른 곳에 맡길 수는 없습니다. 아무한테도 말을 못해서 너무 답답하네요. 그냥...익명의 힘을 빌려 몇 자 적어봤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고양이를 맡아주든 아니든 똑같은 선택했을겁니다", "지금 친구분은 하늘에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을 거에요", "글 읽는데 너무 먹먹해요... 글 쓰신 분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다래 기자 dar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