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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빠져 일 그만둔 경비원 위해 병원비 모금한 아파트 주민들

아파트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대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원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선보였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아파트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대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원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선보였다.


9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지난 6일 대구 수성구의 송원맨션 주민들은 건강 문제로 일을 그만두게 된 80세 경비원 박수홍 씨에게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이 아파트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다 지난달 말 폐렴 때문에 일을 그만두게 된 박씨가 치료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평소 친절하고 일도 열심히 했던 박씨를 지켜본 주민들은 혹여나 일 때문에 몸이 상한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최현득(71) 입주민 대표는 "여름에 개별난방 공사를 하느라 쓰레기가 많이 나와 일이 평소보다 두세배 많아 그것 때문에 몸이 상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죄송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입주민대표자회의와 부녀회는 이달 초부터 주민들을 일일이 방문하고 휴대전화 단체 채팅방에 소식을 알리는 등 모금에 나섰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주민들이 이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나간 것은 평소 따뜻하고 친절했던 박씨의 성품 때문이기도 했다.


박씨는 주민들을 보면 늘 웃으며 먼저 인사하고 동네 아이들을 손주처럼 챙겼으며 새벽부터 종일 일을 놓지 않아 주민들이 "좀 쉬세요"라고 먼저 말할 정도였다.


박씨의 노고를 아는 주민들은 "경비 아저씨 추우면 안 된다"며 전기매트를 경비실에 가져다 놓기도 하고 여름에는 에어컨을 설치해 드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모금 결과 전체 230여 가구 중 200여 가구가 적게는 1천원부터 많게는 10만원까지 성금을 냈다.


주민들은 지난 6일 아파트를 찾은 박씨에게 성금 350만 3천원을 전달했다.


박씨는 "일하면서 월급을 받았는데 이 돈까지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정말 큰 감사를 드린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인사이트SBS '8뉴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3일 경비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행복한 아파트 공동체를 위한 경비원 상생 고용 가이드'를 발표했다.


해당 가이드에는 경비원 휴식시간 보장을 위한 알림판 설치나 근무 시간외에는 업무지시를 내릴 수 없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경비원의 주요 업무는 '감시'인 만큼 청소, 택배, 주차관리, 조경 등은 경비원의 동의를 구하고 추가 수당을 지급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는 '가이드'일뿐 강제성이 없어 실제 근무 환경을 얼마나 개선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70만원 받아도 계속 일하고 싶다" 해고위기에 놓인 경비원들의 눈물 (영상)자식 손주 떠올리며 고달픈 일도 견뎌냈던 아파트 경비원들은 언제 해고될지 몰라 위태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주민들에게 '뺨' 맞고 욕 들으며 일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관리사무소 직원들도 주민들의 폭력과 폭언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