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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으로 태어나 보통 사람이 되다 '청춘시대2 대사집'

이 시대 청춘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20대들의 공감을 얻은 드라마 '청춘시대2'를 대사집으로 만나봤다.

인사이트JTBC '청춘시대2'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아기가 태어난다. 또 아기가 태어난다. 


5명의 아기가 서로를 보며 웃고 있다. 생김새는 모두 다르게 생겼다. 


시종일관 무관심한 표정을 짓는 쿨한 아기, 쉼 없이 재잘거리는 아기, 고급진 옷을 입고 엄마 눈치 보는 아기, 장난감도 조심조심 들었다 놓는 소심한 아기, 남보다 조금 큰 아기. 


서로 다르지만 아기들은 잘 어울려 논다.


인사이트JTBC '청춘시대2'


그 아기들이 20년 넘게 자라났다. 엄마·아빠의 일상을 들었다 놓던 공주님에서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 보통 사람이 되었다. 


필요 이상 가까워지지 않도록 거리를 재고, 어릴 때 상처를 곱씹고, 내가 세상의 중심이 아니란 것을 깨닫고, 실연의 상처에 미친년 널뛰듯 아파하며, 파탄 난 가정의 아픔에 등을 돌린다. 


보통사람이 되기까지 각자 겪어온 시간만큼 상처를 입었다. 


아직 딱지가 지지 않은 상처가 다시 벌어지고 또다시 딱지가 생긴다. 


셰어하우스의 하우스메이트 5인방은 서로의 상처에 새살이 돋도록 빨간약으로 소독하고 연고나 호랑이약을 지속적으로 발라주는 상처 치료사들이다. 


서로의 상처를 핥아 치료해주는 동물들처럼 하메들도 서로에게 ‘상처 치료사’가 된다.


인사이트JTBC '청춘시대2'


치료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각자 상처의 깊이와 모양, 치료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상처의 모양이나 깊이가 나와 다르다고 비난하는 법은 없다. 


그저 옆 사람에게 열심히 약을 발라주고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려줄 뿐이다. 


가끔 자기 손톱 밑에 찔린 가시가 우주보다 더 크다고 엄살을 떨면서 말이다. 


첫사랑의 실연으로 아파하던 유은재가 남자를 사귀어서 잊으라는 송지원에게 말한다. 


“잊을려고 막 노력하는 것도 좀 그렇잖아요. 그러지 않아도 언젠간 잊힐 텐데…” 


수다쟁이 송지원이 곧장 받아친다. “야아! 연애 한 번에 해탈하지 마! 재미없어! 좀 더 아등바등하란 말이야!” 


구차할 정도로 매달리고, 진저리날 정도로 질질 짜면서 자신이 우주의 먼지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 어쩌면 인생일지 모른다.


인사이트JTBC '청춘시대2'


연애, 가족, 취업, 자존감, 트라우마라는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인생의 명제를 작가는 해석의 여지가 많은 대본 안에 알차게 녹여 넣었다. 


지시문 적은 대본은 상황을 명시할 뿐 장면을 장악하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 


9회 마지막 장면에서 분홍 편지를 쓴 사람의 남자친구가 벨 에포크에 난폭하게 방문한다. 


“하메들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남자는 윤진명의 목을 휘감고 문을 잠근다. ‘문이 잠겼습니다’ ‘차단되었습니다’라는 기계음이 명랑하다”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읽는 순간 장면이 떠올랐겠지만, 보지 못한 사람은 장면을 스스로 구성했을 것이다. 


하메들의 표정, 동작, 위치, 옷차림 그리고 감정과 생각까지. 협박범은 누군가의 목을 휘감고 집으로 들어왔고, 독자는 다섯 사람 누구에게나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 


현실에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또한 독자의 선택에 달렸듯 말이다. 


대본집을 덮으며 마음이 훈훈해지는 이유는 명령이나 법칙이 아니라 독자보다 조금 더 나이든 지혜로운 작가가 보여준 하나의 극복방법, 따뜻한 조언이기 때문이다.


인사이트JTBC '청춘시대2'


20대 마음에 콕 박히는 '청춘시대2' 내레이션 7이 시대 청춘들의 일, 사랑, 우정, 꿈에 대해 현실적으로 그려내 20대들의 공감을 얻은 드라마 '청춘시대2'의 명대사를 모아봤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