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느낄 수 있어요"...내레이션 들으며 영화 감상하는 시각장애인들
소리를 이해하게 도운 내레이션 덕분에 시각장애인들이 영화 보기에 푹 빠져들었다.
[인사이트] 김보영 기자 = "영화를 내레이션과 들은 이후 살 가치가 있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CGTN은 시각장애인들이 영화를 보는 새로운 방법을 공개했다.
중국의 신무(Xinmu) 극장에서 주말마다 열리는 '내레이션' 극장이 바로 그 방법이다.
영화관의 주인이자 내레이션 영화의 시작자인 왕 웨이(Wang Weili)이 읽어주는 영화를 들으러 수많은 시각장애인들이 토요일에 극장을 찾는다.
왕 웨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영화를 묘사한다.
등장인물의 표정, 카메라 각도, 등장인물의 생김새, 관계, 기분 등 최대한 청자들의 이미지화를 돕는다.
극장이 인기를 끈 건 단순히 이야기의 이해도를 높여서가 아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왕 웨인의 설명을 통해 시각화된 세계를 깨닫는다.
한 관객은 "지난 주에 비가 왔지만 날씨와 상관 없이 매주 극장을 찾는다. 영화를 보며 손에 땀을 쥐고 긴장한 건 처음이다"며 웃었다.
다른 관객은 "영화를 내레이션과 들은 후 살 가치가 있는 삶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왕 웨이가 내레이션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4년 한 명의 시각장애인에게 영화를 설명해주면서였다.
그는 왕 웨이의 내레이션을 듣고 "여태까지 이해가지 않았던 소리들에 논리가 생기면서 마음 속에서 이미지로 변했다. 폭발 소리에 차가 뒤집히는 광경이 생생했고 처음으로 시각화된 세상을 맛봤다."며 감사해했다.
웨이는 그 후 본격적으로 내레이션을 더한 영화를 상영했다.
활동이 알려지자 나레이션 전문가들이 봉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덕분에 테이프를 녹음할 수 있었고 현재까지 12개 도시에 100개 넘는 시각장애 학교에 내레이션 테이프를 전달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실로암 시각장애인 복지관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책을 녹음하는 녹음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보영 기자 b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