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없어 캐릭터 입간판과 놀던 펭귄, 결국 그 옆에서 잠들었다
캐릭터를 바라보며 외로움을 달래던 펭귄은 결국 캐릭터와 나란히 잠들고 말았다.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펭귄은 유일하게 곁을 지키며 묵묵히 자신만을 바라봐주는 캐릭터 입간판을 사랑했다.
캐릭터를 바라보며 외로움을 달래던 펭귄. 결국 캐릭터와 나란히 잠들고 말았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트위터 계정 'tobuzoo7'에는 전날인 12일 캐릭터와 사랑에 빠졌던 펭귄 포도(Grape)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게재됐다.
일본 토부 동물원에서 지내며 20살을 맞이했던 펭귄 포도는 밥도 먹지 않고 하루종일 캐릭터 입간판을 지켰다.
가만히 서서 캐릭터를 빤히 바라보는가 하면, 그 곁을 지키며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보디가드 역할도 자처했다.
녀석은 친구가 없었다. 외로움에 빠져 있던 포도는 캐릭터 입간판을 보고 첫눈에 반했고, 자신의 유일한 '친구'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사육사들은 "처음에는 포도가 다시 무리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하지만 매번 실패했다"라며 "이제는 같은 우리 안에서 생활하도록 한다"라고 밝혔다.
관광객들은 캐릭터 입간판과 함께 있는 펭귄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녀석의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며 토부 동물원의 유명 인사가 됐다.
그러던 중 지난 12일, 녀석은 건강이 나빠져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동물원 관계자들은 포도가 하늘나라에서도 좋아하던 캐릭터와 함께할 수 있도록 녀석의 곁에 캐릭터 입간판을 세워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녀석의 죽음이 안타까워 눈물이 난다"라며 "많은 시민들이 추모의 메시지를 보내줬다. 모든 분께 감사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포도가 하늘나라에서는 좋은 친구들을 만나 외롭지 않게 지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