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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매일 야근시키면서도 '컵라면'만 주는 '월급 80만원' 디자인실서 근무합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왜 그 돈 받고 일해요?"


'열정페이'를 받으며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패션업계에 종사자 청년의 씁쓸한 사연이 눈길을 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컬렉션 브랜드 디자인실에서 일하고 있다는 A(22) 씨의 글이 올라왔다.


글의 서두에 A씨는 "월급 80만원에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다"며 적은 임금을 받으며 강도 높은 업무를 하고 있음을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오전 9시 30분에 출근해서 오후 9시까지 야근을 한다"며 "밥은 두 끼가 제공되지만 점심은 편의점 도시락이 전부고 저녁은 빵이나 컵라면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에 의하면 패션업계에서 이 같은 대우는 '양반'이라고 할 정도로 양호한 수준이다.


실제 모델들의 경우 패션쇼에 한번 서기 위해 돈도 받지 않고 매장 공사 등 잡다한 일에 동원되기도 한다.


디자인실에서 촬영할 때는 옷의 '핏'을 살려야 한다며 모델들로 하여금 밥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예전에 패션업계 '열정페이'가 뉴스에 나와서 난리였는데 아직도 이런 곳이 많이 있다"며 "울컥해서 글을 쓴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을 주며 강도 높은 업무를 소화하게 하는 패션업계의 '열정페이' 문제는 지난 2015년 유명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등이 인턴에게 최저 시급도 되지 않는 월급을 지급한 것이 드러나며 공론화됐다.


당시 이상봉 디자이너는 인턴사원 등에게 야근 수당이 포함된 월급으로 10만원에서 30만원가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저임금 고노동 행태가 이미 패션업계 전반에 만연한 '관행'이라는 것에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패션업계의 고질적인 노동 착취 문제는 당시 수면 위로 떠올라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고용노동부가 인턴들을 보호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단순 '지침'에 머물러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지난해 하반기 '열정페이' 근로 감독 결과 기업 4,865군데 중 2,252개소(46.3%)가 적발돼 시정 조치를 받았을 만큼 임금 체불이 여전히 만연했다.


논란 후에도 여전히 박봉을 받으며 야근과 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패션업계의 막내들은 경력과 경험을 쌓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부당한 '열정페이'에 순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열정페이' 문제가 이슈화됐던 당시 왕성하게 활동했던 '패션 노조' 역시 이렇다 할 변화를 이루지 못한 채 사실상 해산된 상황, 그렇다면 패션업계의 이 같은 '악습'을 타파할 희망은 없는 것일까.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하반기 근로 감독 계획에 따르면 패션업계의 '열정페이' 관행도 조만간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발표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향후 패션디자이너 분야 등 최저임금 위반의 개연성이 있는 사업장 4백개소에 대한 보다 강력한 근로 감독을 실시한다.


조사를 통해 장시간 근로 및 최저임금 미지급 등의 위법 행위가 적발되면 기업은 시정 지시를 거치지 않고 즉시 사법처리될 방침이어서 관행으로 자리 잡은 부당 노동이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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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페이'로 대한민국 청년 울리는 직업 9가지앞으로 반드시 월급 구조가 바뀌어야 하는 '열정페이' 직업을 모아봤다.


패션업계 '열정페이' 여전했다…브랜드 절반만 최저임금 준수패션디자이너 브랜드 중 절반만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최저임금 기준을 지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규직에 대한 최저임금도 10곳 중 8곳에서만 준수했다.


한국 청년 6명 중 1명은 '열정페이'...지난해 63만5천 명15~29세 임금근로자 6명 중 1명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이른바 '열정페이' 상황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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