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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없다는 이유로 일제에 의해 학살당했던 경주개 '동경이'

일제강점기 당시 꼬리가 없다는 이유로 학살당했던 우리나라의 토종개 '동경이'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사이트

경주개 동경이 보존 연구소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꼬리가 없다는 이유로 수모를 당했던 토종개 '동경이'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에 의해 학살당했다가 다시 복원된 경주개 동경이의 숨겨진 사연이 올라왔다.


'동경개', '댕견', '댕댕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동경이의 이름은 원산지 경주의 옛 지명인 '동경(東京)'에서 유래됐다.


동경이의 외모는 한국의 토종개인 진돗개와 흡사하나, 꼬리가 아예 없거나 매우 짧은 게 특징이다.


인사이트경주개 동경이 보존 연구소


신라 시대 때부터 경주 지방 사람들이 길렀다는 동경이는 토종개 중에서도 문헌 기록상 가장 오래된 개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오랜 시간 경주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동경이는 1930년대 울산 학성관 종루 앞에서 발견된 이후로 자취를 감췄다.


경주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던 동경이가 갑자기 자취를 감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인사이트EBS '한국기행'


경주개 동경이 보존 연구소에 따르면 1930년대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조각상 '고마이누'를 닮았다는 이유로 동경이를 마구잡이로 학살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왕가나 신사에서 볼 수 있는 '고마이누'는 동경이와 마찬가지로 꼬리가 없었는데, 신성한 '고마이누'를 닮은 개가 식민지에 흔하게 있다는 사실이 일제의 자존심을 건드렸던 것이다.


또한 일제는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위해 견피(犬皮)를 수집했는데, 이 과정에서 동경이를 포함한 토종개들이 매년 수십 마리씩 학살당했다.


그러나 일제로부터 해방이 된 이후에도 동경이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인사이트KBS News


동경이는 해방 후에도 '기형이다', '꼬리가 없어서 재수가 없다' 등의 이유로 사람들에게 천대받고 죽임을 당했다.


이 때문에 동경이의 개체 수는 놀라운 속도로 급감했고, 결국 멸종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경주시와 서라벌대학교 경주개 동경이 보존 연구소는 2006년부터 경주개 동경이의 혈통보전 사업을 시작했다.


경주시는 경주지역의 꼬리 짧은 개들에게 사료비를 지원했고, 연구소는 형태학, 해부학, 유전학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를 실시했다.


인사이트문화재청


그 결과 동경이는 2010년 한국애견협회로부터 진돗개, 풍산개, 삽살개에 이어 한국 토종견 제4호로 등록인증을 받았고, 2년 뒤인 2012년 천연기념물 제540호로 지정됐다.


사람들에게 학대받고 멸시받던 동경이의 입지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여전히 경주시와 연구소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동경이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연구소 측은 "동경이가 앞으로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사이트KBS1 '6시 내고향'


인사이트


인사이트경주개 동경이 보존 연구소


일제 강점기 이후 멸종된 '한국표범' 서울대공원에 돌아온다서울대공원이 일제 강점기에 무분별한 포획과 이후 서식지 파괴로 멸종된 '한국 표범'을 다시 들여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