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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반만에 단원고로 돌아온 은화·다윤양의 '마지막 등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고(故) 조은화(18)·허다윤(18) 양의 유골이 3년 반의 긴 수학여행을 마치고 모교로 돌아왔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고(故) 조은화(18)·허다윤(18) 양의 유골이 3년 반의 긴 수학여행을 마치고 모교로 돌아왔다.


25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고(故) 조은화·허다윤 양의 이별식이 진행됐다.


은화·다윤 양의 유골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이별식에 이어 오전 11시 30분쯤 단원고에 도착했다.


단원고 재학생들은 운구행렬이 도착하기 30분 전부터 정문에서 학교 건물까지 서서 선배들의 등교를 기다렸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일부 학생들 손에는 "별이 된 선배님, 보고싶었습니다", "더는 추운 바닷속에 계시지 마시고 이제는 따뜻한 곳에서 편히 쉬세요", "잊지 않겠습니다" 등의 추모 글귀가 들려 있었다.


학생들은 운구 차량이 도착하자 일동 묵념을 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선배들의 모습에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버스 2대를 타고 온 유족과 추모객들은 정문에서 내려 학교 현관까지 걸어갔다.


영정을 든 은화 양의 오빠와 다윤 양의 언니를 선두로 100여명이 줄지어 교실이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걸음을 옮기던 은화·다윤 양의 어머니는 교실에 다다르자 눈물을 참지 못하고 쏟아냈다.


오열하는 이들의 모습에 2학년 교실 앞 복도는 금세 울음바다가 됐다.


눈물을 가다듬고 교실 곳곳을 둘러본 은화·다윤 양의 어머니는 건물 밖에서 기다리던 단원고 후배들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딸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잘 지내라고만 했지 사랑한다는 표현을 많이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고 표현하면서 살아달라"고 당부하며 흐느꼈다.


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도 "부모님은 목숨보다 여러분을 사랑하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다윤이 가는 길에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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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앉아 어머님들의 말씀에 귀 기울이던 학생들은 고개를 떨군 채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곧이어 학생대표가 나와 재학생들이 쓴 추모글귀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은화·다윤 양의 어머니는 낭독을 마친 학생대표를 꼭 안아주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40여분 간 학교에 머문 은화·다윤 양의 운구행렬은 재학생들과 교직원들의 눈물 섞인 배웅 끝에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다.


은화·다윤 양의 유골은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잠든 화성 효원납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국화 대신 붉은색 '장미'로 물든 세월호 은화· 다윤 양의 이별식세월호 수색으로 뒤늦게 유해가 수습된 조은화, 허다윤 양의 이별식이 23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