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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뺀 한국 고대사는 모두 중국사" 주장하는 중국 역사서

중국의 한 출판사가 발해의 역사를 중국 연호로 정리한 사서를 출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이트동북고대민족역사편년총서. 왼쪽부터 부여, 고구려, 백제, 발해, 거란 편년총서 / 연합뉴스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지난해 부여와 고구려, 백제의 역사를 중국 연호로 정리한 역사서를 펴낸 중국 과학출판사가 발해와 거란의 역사도 같은 방식으로 서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2007년 종료된 중국의 역사 왜곡작업인 '동북공정(東北工程)'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이상훈 육군사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창춘사범대 장웨이궁(姜維公) 교수 주도로 '동북고대민족역사편년총서'(이하 '편년 총서')의 4∼5번째 책인 '발해역사편년'과 '거란역사편년'이 지난 3월 발간됐다고 밝혔다.


해당 책들은 발해와 거란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들을 한국 사료가 아닌 중국 사료에 근거해 중국 연호로 기록한 책이다.


지난해 발간된 '편년 총서' 1~3번째 책인 부여, 고구려, 백제 편과 같은 서술 방식으로 쓰여졌다.


인사이트고구려와 백제를 당나라 영토라고 표기한 중국의 한 박물관 지도 / 연합뉴스 


이중 '발해역사편년'에는 편년 외에 잡편(雜篇)이라는 장이 따로 수록돼 있다.


여기에는 발해·중국 중원 왕조·일본·신라·고려 순으로 연호를 나열한 '발해 연호 대조표'가 부록으로 실려있다.


이에 이 교수는 "중국 연호와 신라 연호 사이에 일본 연호를 배치해 의도적으로 발해와 신라 역사를 분리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한국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거란의 역사가 '편년 총서'로 출간된 데 대해 "발해가 멸망한 뒤 부흥 운동이 일어났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발해가 거란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다고 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거란역사편년'에서 거란이 가장 강성했던 10∼12세기 요나라 역사는 거의 다루지 않고 고대사에만 집중한 점도 이상하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2004년 11월 'KTF고구려 유적 답사단'이 중국 지린성 지안시 장군총을 돌아보는 모습 / 연합뉴스


이 교수는 "'편년 총서'는 중국에서 동북아 역사를 공부하는 학자들이 공부할 때 보는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의 우려대로 책 서문에는 "이전 프로젝트의 총결산으로 향후 연구의 기초로서 동북아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는 문장이 쓰여있다.


이는 중국이 공식적으로 종료한 '동북공정'이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의심해볼 만한 대목이다.


'동북공정'은 지난 2002년부터 중국정부가 중국국경 내에서 벌어진 역사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려 했던 일련의 역사왜곡 작업이다.


인사이트2006년 당시 동북공정을 규탄하는 시민들 / 연합뉴스


'동북공정'은 중국의 전략 지역인 동북지역의 역사, 특히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어 한반도가 통일되었을 때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영토분쟁을 미리 방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이를 대처하기 위해 참여 정부와 관련 역사학계는 2004년 3월 교육부 산하의 고구려연구재단을 발족해 고대사 연구를 시작했고, 2006년 출범한 동북아역사재단에 고구려 연구재단을 흡수해 한국 고대사를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여기에 시민사회도 가세해 동북공정반대 시위를 개최하거나 고구려 및 발해 유적지를 탐방하는 등 중국의 역사 왜곡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듯 한중 양국 간의 치열한 역사 논쟁을 일으켰던 동북공정은 2007년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그러나 이번에 발간된 '편년 총서'로 중국의 한국 고대사 왜곡 작업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줘 '동북공정'의 악몽을 다시금 떠오르게 하고 있다.


일본 역사학자 "일본, '해적판 지도'로 독도영유권 주장하고 있다"한일 역사를 평생 연구해 온 일본인 역사가가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본 고지도를 공개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