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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약 나올까

영화 ‘이터널선샤인’에는 실연의 상처를 잊게 하는 기계가 등장한다. 최근 일부 과학자들이 실제로 실연의 상처를 치유하는 약물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는 실연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헤어진 연인과의 기억을 지우는 기계가 등장한다.

 

실연의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은 헤어진 연인을 잊고자 한번쯤 영화 속 기계를 현실로 옮기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연구자들이 실제로 실연의 상처를 치유하는 약물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과학잡지 파퓰러사이언스에 따르면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떤 생화학 물질의 작용이 결합한 결과로 생기는 현상이다.

 

'사랑 호르몬'으로도 불리는 옥시토신이라는 물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주 시드니대학 임상심리학자 애덤 구아스텔라 교수는 싸움을 한 연인을 대상으로 옥시토신을 투여하는 실험에 나섰다. 

 

실험 결과, 구아스텔라 교수는 "옥시토신은 상대에 대한 증오를 완화하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의욕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옥시토신을 억제하면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 

 

미국 에모리대학 연구팀은 작은 들쥐의 뇌에 옥시토신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을 투여하는 실험을 했다. 

 

약물이 투여된 들쥐들은 장기간 부부 관계에 있던 파트너에 금세 흥미를 잃었다. 

 

옥시토신의 기능을 조작하면 연애 감정의 스위치를 끌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일부에서는 사랑의 감정을 조절하는 연구들에 대해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신경윤리학자 브라이언 어프 교수는 연구논문을 통해 연애 감정을 과학적으로 억제하는 기술을 취급할 때 고려해야 할 윤리적 사항에 대해 언급했다.

 

어프 교수는 "연애 감정에 개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기술은 향후 개발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지금부터 윤리적인 문제에 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애적 감정을 제어하기 위해 생물학을 이용하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며 "이런 약물은 어디까지나 치료의 목적으로 본인의 의사에 따라 사용돼야 하며 악용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자유로운 감정을 과학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사랑이 인간의 내면에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억제하는 약물은 연인에 대한 감정뿐만 아니라 다른 대인관계에서의 감정까지도 저하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실연의 아픔이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 깊은 상처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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