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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순하고 사람 잘 따른다는 이유로 '실험견'이 된 비글

성격이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는 이유로 '실험견'이 되는 비글들의 운명이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성격이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는 이유로 '실험견'이 되는 비글들의 운명이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해 11월 방송된 EBS 교양 프로그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나온 비글 가온이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가온이는 '실험견' 출신이다. 녀석은 한 대학교에서 실험 비글을 낳는 모견으로 살다가 안락사 직전 극적으로 구조돼 한 가정에 입양됐다.


하지만 가온이는 자신을 평생 보살펴 줄 가족을 만났음에도 극도로 불안해하고 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아 안타까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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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비글은 실제로 '악마견'으로 불릴 만큼 많은 활동량과 사람을 잘 따르는 성격을 가진 견종이다. 그러나 이 성격 때문에 많은 수의 비글이 '실험견'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동물 실험에 사용되는 견종 중 94%가 비글이며, 녀석들은 사료에 농약을 섞는 독성 실험과 소화제 등 신약 제품이나 화학제품 유해성 실험에 사용되고 있다.


이런 실험 등으로 인해 한 해 국내에서 희생되는 실험 비글의 수는 약 1만 마리(2014년 농림축산검역본부 통계청 자료).


이에 대해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비글은 사람을 잘 따르고 사람에게 반항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학대를 당하거나 맞거나 실험을 당해도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여전히 꼬리를 치며 반기고 계속 따르는 습성이 다른 견종보다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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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이어 국내서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이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유영재 대표는 "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을 지키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는 곳이 많다"며 "관심이 없고 또 모르기 때문이다. 법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은) 그냥 쉽게 동물 실험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가 무엇을 할까 고민하고 어떻게 실험동물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건강한 개체라면 세상에 나와서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가온이는 평생을 실험견으로 살면서 받은 충격으로 인해 극적 구조된 후에도 사람들의 눈을 피하고 활발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인사이트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이 현실을 안 강형욱 반려견 행동 전문가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실험 비글의 현실을 잘 몰랐다는 강형욱 전문가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비글이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 있다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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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gettyimagesbank


다행히도 가온이는 강형욱 전문가와 주인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점차 활발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강형욱 전문가는 집안 구석구석 간식을 숨겨놔 가온이가 케이지 밖의 세상에서 좋은 기억이 생길 수 있도록 했고, 함께 산책을 나가 자연의 냄새를 맡도록 했다.


그렇게 가온이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가온이는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려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실험견으로 살면서 받았던 아픔을 이겨냈을 것이다.


한편 강형욱 전문가는 "역설적인 얘기지만 너무 착하고 너무 사람을 좋아해서 비글이 실험견이 된 거다"며 "이제는 착하면 실험 대상이 되는 게 아니라 착하면 예쁨 받고 사랑 받고 행복한 거라고 가르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YouTube 'EBSCulture (EBS 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