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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만원'으로 한국 대형마트에서 살 수 있는 물건들

인사이트연합뉴스


장보기가 정말 겁나네요."


지난 4일 서울 중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모(58) 씨는 진열대에 붙은 채소 가격표만 연신 확인하며 좀처럼 한 번에 물건을 집지 못했다.


김 씨는 "오랜만에 삼겹살을 굽고 된장찌개를 끓일까 했는데 상추 없이 고기만 먹고 호박 없이 된장찌개를 끓여야 싶을 만큼 비싸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 씨 외에도 이날 마트에서 만난 소비자 상당수는 자주 먹는 농산물 가격 급등에 물가 상승을 어느 때보다 더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 "몇 개 안 담았는데 이렇게 비싸다니"…체감물가 '껑충'


기자는 이날 대형마트에서 4인 가족이 된장찌개와 삼겹살 등을 먹는다는 가정하에 두부 한모, 감자 2개(약 424g), 애호박 1개, 대파 200g과 삼겹살 약 800g, 청상추 200g, 깐마늘 300g, 취청오이 2개, 풋고추 200g, 계란 한판(30개), 수박, 참외, 냉동오징어 3마리 등 13개 품목을 구매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13개 가운데 9개 품목은 채소와 계란 등 가정에서 평상시 자주 소비하는 품목이다.


나머지 품목 중 수박, 참외, 삼겹살, 냉동오징어 역시 여름철 가정 수요가 많거나 '서민음식'으로 분류되는 품목이다.


하지만 이날 총 결제금액은 9만1천360원으로, 10만 원에 육박했다.


같은 날(4일) aT가 집계한 소매 가격으로 계산(7만8천628원)했을 때보다 16% 비쌌다. 그만큼 '체감물가'가 훨씬 더 높은 셈이다.


평년(직전 5년) 소매 가격으로 계산(6만4천307원)했을 때보다는 무려 42%나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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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평소 물가를 생각해 5∼6만 원만 들고 마트에 갔다간, 이날 산 품목의 절반을 겨우 넘는 정도만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마트에 온 한 여성 고객은 "집 근처에 대형마트가 없어 평소 온라인몰을 자주 이용하지만, 날씨도 덥고 해서 변질이 우려돼 일부러 차까지 몰고 나왔는데 시금치나 상추 품질이 딱히 뛰어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평소보다 2∼3배는 비싼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형마트보다 상대적으로 할인율이 낮은 편인 중·소형 마트의 경우 농산물 가격이 대부분 더 비쌌다.


같은 날 성동구의 한 대형 아파트 단지 상가에 입점한 A 마트에서는 '고당도 수박' 한 통이 2만6천500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계란(특란) 한판은 1만 원에 판매 중이었다.


가격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마트 직원은 "수박의 경우 2만9천 원까지 받던 걸 그나마 세일해 판매하는 것"이라며 "대형마트야 '물량 공세'가 가능하지만, 요새 워낙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올라서 비싸게 받는다고 수익이 많이 남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 "상추 추가 시 추가 요금 받아요"…음식점도 '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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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을 대량 취급하는 식당도 가격 급등에 울상을 짓고 있다.


무엇보다 음식 특성상 채소류를 대량 취급하는 한식당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상추와 치커리, 케일 등 각종 채소를 기본 찬으로 제공하는 시내 한 쌈밥 전문점의 경우 얼마 전부터 '채솟값 급등으로 부득이하게 추가 요금을 받고 있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이 가게 주인은 "이틀마다 구리농산물도매시장에 가서 채소류를 경매로 받아오는데 며칠 전에는 상추 한 상자에 3∼4만 원 하던 것이 11만 원대에 낙찰된 적도 있다"며 "식당 메인 메뉴가 쌈 채소인데 가격 상승이 추석 때까지 계속될 것 같아 큰일이다"고 걱정했다.


고기 등을 주문하면 계란찜을 무료로 제공하던 식당들도 대부분 서비스를 중단한 지 오래다.


서울 신당동에서 야채곱창, 순대볶음 등 야식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작년 말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값이 뛰어 계란찜 서비스를 중단했는데, 그때보다야 가격이 좀 내렸다곤 해도 여전히 AI 발생 전에 비해서는 비싸다"며 "언제고 또 가격이 뛸지 모르기 때문에 당분간 다시 개시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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