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 중인 아버지가 '36년' 만에 아들에게 처음 한 부탁
평생 자식에게 부탁을 하지 않던 아버지가 항암 치료 중 처음으로 "에어컨을 사달라"고 부탁해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했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평생 자식에게 부탁을 하지 않던 아버지가 항암 치료 중 처음으로 "에어컨을 사달라"고 부탁해 아들을 울컥하게 했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버지의 부탁'이라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해당 글의 글쓴이는 "아버지는 평생 한 번도 부탁 같은 걸 하지 않았던 분"이라고 운을 뗐다.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평생 묵묵히 가정을 책임졌음에도 나이가 든 후 자식에게 부탁을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곤 한다.
이처럼 여느 아버지들과 다를 바 없었던 글쓴이의 아버지는 이날 11번째 항암치료를 마치고 시골집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시골집에 내려간 아버지에게 문제가 생겼다.
푹푹 찌던 최근 날씨에 아버지가 에어컨을 켜려고 했으나 스위치를 아무리 눌러봐도 에어컨을 작동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아버지가 전화하셔서 '아들아 날이 너무 더운데 집 에어컨이 고장 난 것 같다'며 '아들이 하나 사주려무나'라고 부탁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36년을 살며 처음 받아보는 아버지의 부탁에 글쓴이는 "기뻤다"면서 "퇴근 직후 가전제품 매장을 찾아가 에어컨 한 대를 샀다"고 전해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했다.
또 글쓴이는 "요즘 설치가 많이 밀려서 일주일 정도 걸린다는데 걱정이다"라고 글을 맺어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효자이시네요", "아버님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잘 하셨어요 아버지 완쾌를 바랍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