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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다' 논란 일어난 강남 신세계 '제육덮밥'의 진실

최근 온라인에서 맛과 양에 비해서 '비싸다'는 혹평을 받은 강남 신세계 백화점 7,500원짜리 제육덮밥의 '실체'를 직접 확인해 보았다.

via 온라인 커뮤니티 

 

"너무 화가 나서 집 근처에서 5천원짜리 제육볶음을 시켰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남 신세계 백화점에서 7,500원에 판매하는 제육덮밥을 샀는데 '내용물이 너무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사진 속 제육덮밥은 밥 공기보다 작은 용기에 담겨 있고, 그마저도 반밖에 들어있지 않아 황당함을 자아낸다.

 

해당 누리꾼은 양이 족히 3~4배는 돼 보이는, 집 근처에서 5천원에 샀다는 제육볶음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비교해보니 신세계 제육덮밥이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저렇게 팔까?' 하는 궁금증이 일어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실제 강남 신세계에서는 7,500원에 해당 제육덮밥을 팔고 있었다. 

 

매장에서 시식을 하겠다고 하니 2~3분 가량 전자레인지에 돌려줬고 된장국도 함께 나왔다. 반찬은 절인 무, 오이, 당근이 다였다. 

 

고기 양은 적었고 고기와 함께 들어 있는 야채는 양파와 청경채 두 종류였다. 

 

7,500원이면 반찬 너댓개와 한끼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경우도 많아 다소 단촐하게(?)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주얼이 온라인에서 봤던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맛도 상당히 괜찮았다. 양파가 적당히 익어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자극적이기보다는 차라리 단맛이 강했다. 식감을 위해 야채가 좀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화가 날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해당 누리꾼이 화가 나서 시켜먹었다는 양도 많고 값도 싼 5천원 짜리 제육덮밥에 비하면 '자릿세'가 너무 비싸다 싶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좋은 재료로 정갈하게 만들어진 백화점 제육덮밥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문화가 발달할수록 음식에 대한 '시식평'도 수없이 쏟아진다. 사진과 함께 어떤 업체나 식당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면 대개 반응은 폭발적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맹점이 있다. 누군가 쓴 글과 사진이 일면은 맞지만 전체적인 진실을 담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최근 어떤 식제품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제보를 받고 해당 업체 관계자와 통화를 하던 중 "생산 업체의 잘못이 아닌 경우에도 온라인에 나온 평가 하나로 정말 큰 타격을 입기도 한다"는 한숨섞인 말을 들었다. 

 

확실히 온라인은 힘이 세다. 때문에 '블랙 컨슈머'들이 식당과 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몇 년 전 있었던 '만두 파동' 당시 온라인에서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깨끗하게 만두를 만들고 있던 업체들도 줄줄이 도산 한 바 있었다. 

 

 

대개 소비자 개개인은 백화점이나 식품업체에 비해 약자다.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시 온라인 창구에 토로할 수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반면 각종 사진과 제보가 가득한 온라인 공간 탓에 피해를 보는 업체들도 생기게 마련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온라인 공간을 '역기능'으로, '순기능'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다.  

 

사실 이 사례는 별 일도 아니고 단순 호기심에서 시작된 일이었지만 이번 기사를 쓰면서 온라인에서 본 사실이 실제 진실이 아닌 경우가 얼마나 많을까 싶었다. 

 

미리 정보를 접하고 '실패 없는' 선택을 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직접 경험하고 판단해보는 건 어떨까 싶었다. 그리고 나서 또 온라인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면 공유할수록 잘못된 정보는 도태되고 옳은 정보는 힘을 얻을 것이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