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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보수적인 정치성향' 드러내면 안되나요?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신념을 지닌 연예인은 진보적인 연예인처럼 찬사를 받기 보다는 오히려 '욕'을 먹는데, 과연 온당한 비판일까.

via (좌) TV조선 '강적들', (우) MBC '라디오스타' 

 

대중은 '의식 있는 연예인'을 거론할 때 기부를 많이 하는 연예인도 꼽지만, '진보적인' 연예인도 많이 언급한다.

 

김제동과 윤도현, 권해효 그리고 최근 배우 김의성과 작곡가 김형석까지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입장을 밝힐 때면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가 되곤 한다.

 

그 화제 속에서는 '칭찬'하는 사람이 다수를 이룬다. 사람들은 그들을 '의식 있다', '멋있다'고 말한다.

 

기자의 눈에도 이들은 멋있다. 사회에 드러난 문제점을 부각시키며 '일갈'하는 모습은 쾌감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보수적인' 연예인이 정치적인 견해를 밝히면 '의식 있다'거나 '멋있다'는 의견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이들은 과도하게 십자포화를 맞거나 대중들에게 외면받아 심지어 작품 활동이 뜸해지기도 한다.

 

2011년 서울시의 '무상급식' 문제가 한창 뜨거운 화두였을 때 한 중견 연예인이 '주민투표를 꼭 해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나왔다. 당연하게도 이 사람은 평생 들었던 욕보다 더 많은 욕을 먹어야만 했다.

 

이 나라의 유권자 절반 이상이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데도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으면 곧바로 큰 비판에 직면하는 게 한국의 현실인 것이다. 

 

via (좌) 연합뉴스, (우) 주진우 페이스북

 

정치적인 측면에서 '사소한' 말실수를 하기라도 하면 연예인은 필요 이상으로 비난을 들어야 했다. 평생 쌓아온 이미지가 순식간에 무너져 버릴 정도로 말이다.

 

이후 그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 사람들의 편견이 들어갔고, 웃고 넘어갈 예능에서의 행동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인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연예인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자신의 소신을 밝히지 못한다는 것은 타당하지 못한 일이다. 헌법에 명시돼 누구에게나 주어진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누구도 빼앗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것은 '과연 보수가 잘못된 것일까?'라는 질문이다.

 

정말 보수적인 연예인은 비판받아야 할까? 연예인의 '정치 참여' 그 자체가 문제라면 몰라도, 단지 '진보'가 아니라 '보수'라는 이유로 욕을 먹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보수라는 자체로 비판받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우리 사회에서 보수는 어딘가 '기득권'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연예인이 기득권이 되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거부감이 드는 것도 이해된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를 단지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합리적인지 못한 '편견'이 아닐 수 없다.

 

보수는 그저 '진보'와 다를 뿐인데도 일부 대중들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보수는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기 때문에 '쿨' 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유독 연예인에게 더욱 가혹하게 투영되는 게 아닐까. 

 

via MBC '라디오스타'

 

연예인이나 문화 예술 분야에서 진보적인 성향이 강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변화를 지지하고 표현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인 것이다.

 

진보에게 자유가 필요한 것처럼 보수적 가치를 갖고 있는 연예인과 예술가에게도 똑같은 크기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한국 사회는 아직 그런 '똘레랑스(관용)'가 부족한 것 같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런 '다름'에서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게 진정 성숙한 사회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한국 사회가 아직은 편향된 사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아 답답함을 느낀다.

 

대화를 거부하는 수구도 아니고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는 반동주의도 아닌데 보수가 그 자체로 욕먹을 이유는 없다.

 

그러니 연예인이 보수적이라고 해서,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옆 사람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 연예인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보수가 있기 때문에 진보라는 또 다른 날개가 있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