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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망했으면" 하고 말하는 요즘 문과생들

요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는 이과생의 만행(?)을 폭로하는 유머글이 유행이다.

via (좌) Twitter / (우) 온라인 커뮤니티

 

요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는 이과생의 만행(?)을 폭로하는 유머글이 유행이다.

 

릴레이 소설에 끼어들어 갑자기 물리 문제를 내기도 하고 미담 기사에 감동받아 남긴 댓글에 물리학을 들이밀며 태클을 거는 등 그 사례도 다양하다.

 

어린 시절 이과 출신인 엄마에게 "별은 왜 반짝거리냐"고 물었더니 "핵융합. 쉽게 말하자면 분신자살이지. 중력이 강해지면 죽어"라는 무시무시한(?) 답을 들었다는 누리꾼의 '고백'도 있었다.

 

엄마의 답은 문과 출신인 아빠의 "별이 반짝거리는 건 보고 싶은 마음이 뭉쳐서 서로를 비추려고 하는 거야"라는 아기자기한 답과 대비되며 문과와 이과의 사고 차이를 실감하게 했다.

 

비슷한 글이 이어지며 "이과가 끼어들면 분위기 망친다", "이과에는 인간미나 로망이라는 단어가 없다"고 시작된 농담은 "이과 망했으면"이라는 농담 반 진담 반 유행어로까지 번졌다.

 

이에 대해 "나도 이과지만 이과 망했으면…" 등 농담으로 받아치는 이과생도 많았지만 일부 이과생은 반대의 사례를 들며 "문과는 또 어떻고", "문과 망했으면"이라고 맞공격을 펼치기도 했다. 

 

via 온라인 커뮤니티

 

대표적인 예로 "현금인출기에 물을 먹여 고장 나면 돈을 토할 것이라 생각했다"는 범인의 진술에 '문과 출신 도둑'이라는 제목과 "문과생들은 너무 멍청하다", "문과 감성" 등의 댓글로 조롱한 사례가 있다.

 

이를 보며 웃고 즐기는 반응이 많지만 어쩐지 뒷맛이 씁쓸하다. 이처럼 문과생과 이과생이 서로 미워하고 있는 배경에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그대로 투영돼있기 때문이다.

 

인간 대표 바둑 기사를 이기는 인공지능 알파고가 등장하는 등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문과가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문과 출신의 취업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게다가 온라인 공간에서까지 문과가 가는 직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홀대하고 이과만이 진정한 인재인양 추켜세우는 분위기에 소외감과 차별을 느끼는 문과생들이 많다.

 

via 온라인 커뮤니티

 

대부분이 문과, 이과라는 이름의 테두리와 그 사이의 높은 장벽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이대로 가면 '과'가 신분제도처럼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과와 이과 중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한 게 아니라 양쪽 다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뜨거운 피와 아날로그 감성을 지닌 인간을 대신할 수 없다. 인간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뛰어넘을 수도 없다.

 

문과와 이과의 구분이 유난히 심한 한국 사회이기에 서로 다른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