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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여학생들은 화장을 하면 안되나요?"

학교차원에서 학생들에게 화장법과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하는 기본 교양 등을 조기에 교육하는 등의 현실적인 절충점이 필요하다.


gattyimagesBank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10대 여학생들은 화장을 하면 안되나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자 중학교 교사가 올린 글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자신을 교사라고 소개한 A씨는 "한 학생이 소지품 검사에서 교칙과 위반되는 화장품을 학교에 들고와 통째로 파우치를 빼앗게 되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해당 학생은 깨나 큰 파우치를 울면서 선생님에게 건넸고 A씨가 내용물을 확인해보니 약 50만원 상당의 샤넬을 비롯한 바비 브라운, 맥 등의 고가의 화장품들로 가득했다.

 

A씨는 압수를 했음에도 돌려줘야 하나 고민을 했고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Instagram 'goo_yi'

 

'돌려주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 누리꾼들은 "10대 때부터 꾸미고 싶은 본능이 발동하는데 이를 억지로 막는 것은 잘못이다"며 "아예 화장품을 빼앗는 처사는 가혹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반면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사람들은 "교칙 위반으로 빼앗은 것이니 고민하지 말라"며 "공부를 하러 간 학교에 화장품을 가지고 간 것은 잘못됐다"고 A씨를 옹호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10대 여학생들이 예뻐보이고 싶어서 화장을 하려는 행동이 정말로 문제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인간과 로봇의 세기의 대결이 벌어질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 시스템과 교육 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각에서는 "과거에 두발자유와 교복 자율화를 했더니 학생들이 탈선을 하고 공부를 안 하더라. 그러니 자유를 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케케묵은 논리를 2016년을 살아가는 10대 청소년들에게 강요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스틸컷

 

엄한 교칙으로 학생들에게 화장을 하지 말라고 강요한다고 해도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싶다. 개성 강한 요즘 10대들은 엄마들의 세대와는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자라면 노소를 불문하고 지금보다 더 예뻐 보이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는데, 이런 마음은 10대 여학생이라고 크게 다를 바 없다.

 

꾸미고 싶어하는 10대들의 욕구를 막을 수 없다면 오히려 제대로 된 화장법과 매너를 알려주고 가르치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어린 제자들에게 화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해야 자기의 얼굴에 잘 맞는 화장을 하는지 등의 기본적인 정보와 매너를 교육하는 게 어떨까.

 

피부에 좋지 않은 성분들을 알려주고 그 나이 때 어울리는 화장법과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하는 기본 교양 등을 조기에 교육한다면 아이들은 자기 얼굴의 장점과 매력에 일찍 눈이 떠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된다.

 

윤헤경 기자 heak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