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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한다고 세상 바뀌냐"고 묻는 청춘들에게 하고픈 말

시민들이 투표하지 않고 정치 불신에 빠진다면 다른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미소짓고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 선거 유세 현장 / 연합뉴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3 총선 전체 유권자는 4210만 398명이라고 한다. 

 

한국갤럽이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전체 유권자(4210만 398명) 중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약 72%(약 3031만명)로 나타났다.

 

뒤집어서 말하면 10명 중 3명이 투표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한 것인데 그만큼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이 높은게 현실이다. 

 

문제는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있는데도 지지하는 정당이나 찍을 후보가 없다고 답한 이들도 적지 않다는 점. 

 

전문가들은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약 750만명에서 900만명 사이의 유권자가 '찍을 정당'을 찾지 못하는 '부동층'(浮動層)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4·13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부동층 뿐만 아니라 시민들조차 선거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 유세 현장 / 연합뉴스 

 

자신이 투표할 지역에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는 당연히 모르고, 후보가 어떤 정책을 들고 나왔는지도 잘 모르고 있다.

 

방송 뉴스에서는 연일 '야당 심판', '정권 심판' 그리고 두 거대 정당을 규탄하는 내용이 나오고 있지만 서민들에겐 그저 공허한 외침으로만 들린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가 심화된 것은 바로 한국 정치문화에서 시작됐다. 서민들의 삶은 외면한 채 정치구호만 외치는 정치인들이 여의도를 점령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정치가 시민의 아픔을 달래주기는커녕 아픈 곳을 있는대로 푹푹 찔러대기만 한다. 

 

헌법과 맞지 않는다는 선거구를 가지고 밥그릇 싸움에 여념이 없었던 정치권은 어떤 후보를 내느냐를 놓고 연일 자신들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공천파문으로 불거진 소동은 작은 애증이라도 남아 있던 시민들마저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그런데 국민들이 투표권을 포기하는 순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슬며시 미소를 지을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4년에 단 하루 '을(乙)'에서 '갑(甲)'이 되는 총선 날 시민들이 투표하지 않고 꽃놀이를 떠난다면 좋아할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국민의당 선거 유세 현장 / 연합뉴스 

 

국민들이 벚꽃을 보러 나간 사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떤 이들은 환하게 미소 짓고 있을 것이다.

 

당선된 사람들은 다음 선거가 올 때까지 국민을 주인으로 보지 않고 머슴처럼 대할 게 뻔하다. 자신의 주권을 포기한 사람들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최근 JTBC 손석희 사장은 '보이는 게 한심해도 투표는 바로 하자'라는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소개했다. 

 

손 사장은 "투표율이 낮은 청년층이 만약 투표율을 높이면 선거에서 파괴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의 말을 곱씹어보면 유권자의 투표율 자체가 높아지면 시민이 가지는 파괴력이 커진다는 뜻이 된다. 

 

엇나가는 정치는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관심'을 가지고 '투표소'로 향해야 한다. 선거 당일 출근하는 기자도 그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 투표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