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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11년 장수 '비결'과 김태호 PD의 '고민'

국민 예능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그 동안 참아왔던 마음고생을 드러내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연합뉴스

 

[인사이트] 김경빈 기자 = 국민 예능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그 동안 참아왔던 마음고생을 드러내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김 PD는 지난 6일 인스타그램에 "어린이날도 어제가 된 이 시간. 할 일은 많고 마음은 불안하고. 애써 해도 티도 안나고..."라며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어 "다들 '누구'가 알아서 해줬으면 좋겠다 싶겠지만, 그 '누구'가 바로 '나'인거 잘 알고... 환하게 불켜진 예능본부 회의실, 편집실 안에 계신 피디분들, 작가님들 마음은 다 비슷할 듯..."이라고 적었다.

 

무한도전은 올해 11년을 맞은 국내 대표적인 장수 예능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존재감을 증명해온 한국을 대표하는 방송으로 꼽힌다.

 

처음에는 작고 초라하게 시작했지만 11년 동안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을 남기면서 김태호 PD는 국내 방송역사를 새롭게 써왔다. 

 


연합뉴스

 

그런 그에게도 이젠 '한계'가 찾아온 것일까? 어린이날에도 출근해 일하던 김 PD가 오죽 답답했으면 인스타그램에 그런 '푸념'을 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을 위해 11년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성실하게 방송을 해왔다. 그저 코믹한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강렬한 메시지를 남기며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기도 했고 때로는 잔잔한 감동으로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방송계 관계자들은 오늘날까지 무한도전이 계속된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 중심에는 '성실한 천재'인 김태호 PD와 예능의 신(神) 유재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동안 멤버 노홍철과 길이 음주운전으로 하차 하는 등 크고 작은 '잡음'도 있었다. 게다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방송이 사전에 유출되면서 제작진을 허탈하게 만들기도 했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벌써 중간에 포기하고 불가능한 '도전'을 멈췄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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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한도전은 그 이름에 걸맞게 불가능한 도전을 끝까지 해낸다는 '초심'을 아직도 지키고 있다. 김태호 PD가 어린이날 밤 늦도록 고민하면서 퇴근까지 미룬 채 아이템을 고민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제작진 안팎에서는 '이제 시즌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무한도전은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손사레를 치고 있다. 그런 손쉬운 타협을 하지 않겠다는 게 그들의 고집이자 자존심인 것이다.

 

시청자이자 오랜 팬의 입장에서 김태호 PD의 인스타그램 글은 가볍게 다가오지 않았다. 김 PD의 글에 달린 수많은 댓글을 꼼꼼히 읽어봤는데 크게 공감이 가는 글이 있었다.

 

"우리시대에 무도가 있는 게 축복입니다. 재미 없어도 됩니다. 늘 힘내세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댓글이 가슴에 와닿았다. 토요일 저녁이 되면 늘 그랬던 것처럼 방송 화면에서 무한도전을 만나고 싶은 건 기자 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KIM TAE HO(@teoinmbc)님이 게시한 사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