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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의 날은 '모텔 가는 날'(?)

지난 16일, '성년의 날'을 맞이한 20대 남녀의 밤은 뜨거웠다.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지난 16일, '성년의 날'을 맞이한 20대 남녀의 밤은 뜨거웠다.

 

올 해 성년이 된 20살 A군은 성년의 날을 맞아 밤문화를 즐긴 뒤 동갑인 여자친구와 함께 하루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 주변 모텔을 알아본 결과 월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년의 날이었던 어제(16일) 대부분 손님이 꽉 찼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C모텔의 경우 평소보다 많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손님들로 인해 빈 방이 없었다.

 

이것이 2016년 한국의 ‘성년의 날’ 벌어진 진풍경이다.

 


연합뉴스

 

'성년의 날'은 20세가 된 것을 축하하는 날로 매년 5월 셋째 주 월요일에 기념한다. 올해의 주인공은 1997년생이다.

 

사회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일깨우며, 성인이 됐다는 자부심을 부여하기 위해 '성년의 날'은 지정됐다.

 

이제까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규율과 법도 속에서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그 어른들 틈에서 동일한 구성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선포하는 의미있는 날이다.

 

하지만 성년이 된 20대 초반의 남녀들에게 어젯밤(16일)은 그저 어른들만 할 수 있는 일을 허락받는 날에 지나지 않았던 걸까.

 

과거 ‘성년의 날’이라 함은 장미꽃이나, 케이크, 향수 등 작은 선물들을 주고받는 기대에 찬 날이었지만 지금은 성관계에 대한 기대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 매체의 조사 결과 성년의 날에 첫 경험을 하기 좋다는 의견이 35%였다.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수많은 것 중 많은 이들이 성관계를 갖고 싶다고 답한 것이다. 

 

성년의 날 주인공인 B군도 이날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이제껏 가보지 못한 모텔에 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Gettyimagesbank

 

성년이 된 청년들에게 '성년의 날'은 '모텔 가는 날'로 인식된다는 것에 사람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육체적 행위는 당연한 자연의 섭리로, 무조건 음란하다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요즘 청소년들은 콘돔 등 피임약 사용법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 청소년의 낙태율이 지난해 기준 81.6%로 OECD 국가 가운데에서도 아주 높은 수준이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아이를 낳아 버리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때문에 ‘성년의 날’이 단순히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이벤트나 ‘해방의 날’로 변질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강한 성문화가 정착하고 자리잡기 위해서는 먼저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성교육이 선행돼야 하며, 어른들 역시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기 전에 성을 가르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성년이 된 모든 이들이 누리는 자유만큼 책임도 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