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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에서 11만원짜리 '활어 회'를 시켜봤다 (사진)

최근 인천 소래포구에서 사먹은 '11만 원 어치 회'라며 SNS에 소개된 사진에 누리꾼들이 '바가지가 너무 심하다'며 함께 분노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이게 11만원 어치 활어 회라고 합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며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구운 생선 2마리와 멍게 몇 점, 산낙지 조금, 고추와 당근, 찐 새우 4마리가 소박하게 상을 채우고 있다.  

 

소래포구에서 사먹었다는 이 활어 회가 무려 '11만원 어치'라는 말에 누리꾼들은 혀를 내둘렀다. 

 

실제 인천 소래포구는 수도권에서 가깝고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과 고즈넉한 분위기, 상인들의 넘치는 정 때문에 연평균 300만 명의 사람이 몰리는 관광명소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이곳은 물정 모르고 '마음의 준비' 없이 다녀온 사람들은 상인들의 '바가지 요금'에 분통이 떠지는 일이 생긴다고 한다.

 

인근에서 대학을 다닌 권모(27) 씨도 "산지여서 싼 줄 알고 찾았는데 시중 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실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여기서 파는 회는 확실히 비싸다"고 지적했다. 

 

권씨처럼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관광명소를 방문한 외지인들에게 몇몇 상인들이 '다시 안 와도 되니 한 명만 걸려라'는 식의 바가지 상술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관광객을 '호구'로 생각하고 기승을 부리는 바가지 상술은 특히 외국인을 상대로 할 때 유독 더 심해진다.  

 

이렇듯 외국인들을 상대로한 상술은 비단 소래포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한국인들의 그런 상술에 가장 많이 당하고 있는 이들은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찾아 돈을 쓰고 가는 만큼 유커들의 방문이 '놓칠 수 없는 특수'라 생각한 일부 상인들은 각종 편법으로 바가지를 씌우기 때문이다.  

 

동대문 패션타운으로 쇼핑 나온 유커를 태운 일부 택시기사들은 기본요금 정도 나오는 거리를 가면서 택시를 탄 승객 1명당 3만 원에서 4만 원 정도 요구하기도 했다. 

 

또 일부 상인들은 김밥 한 줄에 1만 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에 판매하는가 하면 몇몇 점포들은 아예 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비싸게 물품을 팔다 당국에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11만원짜리 모둠회 시킨 뒤 나온 기본반찬 /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중국의 건강식품업체 중마이과학발전유한공사 그룹은 직원 8천여 명을 4천 명씩 1, 2차로 나눈 다음 서울로 포상휴가를 보냈다.

 

4천 명의 유커들은 지난 5월 서울 한강공원에서 삼계탕 파티를 벌였다. 이 파티에는 닭 4천 마리와 맥주 4천 캔, 물·홍삼 드링크 등의 음료 4천 개, 술 800개 등이 준비됐으며 이로 인해 파생된 경제적 효과는 500억 원에 달했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커는 1인당 평균 지출액이 260만 원에 달할 정도로 관광 산업에 큰 기여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다시 한국을 찾지 않겠다"고 불쾌한 경험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관광문화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방한 유커 여행 만족도는 16개국 관광객 중 14위 등으로 최하위에 달했다. 

 

유커들은 "한국인들은 우리를 '돈'으로만 생각한다", "쇼핑 외에는 그다지 한국을 찾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말할 정도다. 

 

당장은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고 있지만 부정적인 여행 경험이 쌓이면 한국 관광업도 결국 크게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연합뉴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커의 한국 재방문율은 지난 11년 31.5%에서 지난 14년 20.2%로 11.3%나 하락했다. 

 

재방문을 안 해도 좋으니 일부 상인들이 '지갑을 털겠다'는 식으로 영업한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실제 중국의 대표 SNS인 '웨이보(weibo)'에는 한국의 비싸면서도 부실한 관광 일정, 불친절 등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지금 중국인들은 천편일률적으로 관광지에서 비싼 돈을 요구하는 한국 대신 친절하고, 바가지요금이 없는 일본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손님에게 '최대한 많은 돈을 얻어내려는 태도'가 아니라 프로 정신을 갖고 모든 이에게 최선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인들의 태도 때문이다. 

 

우리도 다시 초심을 되찾아야 한다. 외국인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방법으로는 한국을 관광천국으로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의 관광 문화를 벤치마킹해보는 것은 어떨까? 음식 하나를 내놓더라도 장인정신을 가지고 만드는 일본인의 태도는 분명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관광객과 타지인들의 지갑을 어떻게 벗겨먹을까만 궁리하는 상인들의 의식개혁이 시급해 보인다. 

 

소래포구에서 내놓은 11만원 짜리 활어 회는 이제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 

 

윤혜경 기자 heak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