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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게 만드는 대한민국 정부

1년 넘도록 금연을 하던 사람이 정부의 여러 가지 '헛발질' 때문에 다시 담배를 태우는 일이 발생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지난해 초 담배 가격이 전년도보다 무려 80%(2천원)가 오르면서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들이 어느 해보다 많았다.

 

예전부터 있어왔던 새해마다 시도하는 작심3일 금연과는 달리 흡연자들은 '올해만큼은 꼭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했었다.

 

정부가 말로는 '국민 건강 진흥'을 위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꼼수 증세'라는 점에 대해 큰 불만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자의 지인 중에도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비록 주변에서 "네가 담배를 끊으면 나는 누구랑 피우냐"며 의리 없는 사람으로 몰아세우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최근 한 친구가 담배를 다시 피운다는 소식을 접했다. 굉장한 의지를 보이면서 1년 넘게 금연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이었다.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던 찰나, 얼마 전 그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고 왜 다시 담배를 피우느냐고 물었다. 그제야 친구는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연합뉴스 

 

친구는 "담배를 1년 넘게 끊었는데, 요즘 정부가 하는 것들을 보면 담배가 너무 생각나서 다시 입에 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정부 때문에 담배를 끊었는데 다시 정부 때문에 피운다는 것이었다.

 

그는 "국민 위해 일한다는 정부가 겨우 밥 벌어먹는 내 호주머니를 털어갈 생각밖에 안 하는 듯하다"고 불만을 내뿜었다.

 

지난해 말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는 '경유차'를 샀는데, 정부가 그 혜택을 모조리 없애려고 해 돈이 새어나갈 판이라는 것이었다.

 

실제 정부는 경유차에 제공하던 '환경개선부담금 면제'와 '혼잡통행료 50% 감면', '공영주차장 할인' 등의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휘발유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더 비싼 '경유차'를 산 이유가 위에 열거한 혜택들 때문이었는데 정부가 그것들을 모조리 앗아가 버린 것이다.

 

특히 정부가 '경유차'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아가면서 1ℓ당 150원의 가격 인상을 매만진다는 소식이 나와 친구는 인내심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연합뉴스

 

비록 지난 3일 '경유 가격 인상 백지화'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에너지 가격 조정'을 검토하겠다는 단서를 달아놓아 언제든 경유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친구는 물가가 오르고 돈 쓸일은 많아지는데 정부는 각종 이유를 들어 어떻게든 자신의 월급에서 돈을 가져가려고 하니 화가 잔뜩 날 수밖에 없다.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5월 재정동향'만 보아도 정부는 올 1~3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조 8천억원이나 많이 걷었다. 실제로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정부의 곳간을 풍족하게 채운 것이다.

 

작년 담뱃값 인상으로 '4조원'이나 더 거둬들였는데도 멈추지 않고 국민 호주머니를 터는 정부를 보고 있자면 1년 넘게 끊은 담배에 다시 손을 대는 게 온전히 이해가 된다.

 

정부가 국민을 화나게 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머릿속에 상기하면 할수록 열심히 금연하고 있는 기자도 담배 생각이 간절해진다. 문제는 정부의 '헛발질'이 이제 시작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