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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검찰개혁' 칭찬하며 박 대통령 '질타'한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25일자 오피니언 면을 통해 김순덕 논설실장이 '청와대는 뭐가 두려워 우병우 내치지 못하나'는 칼럼을 작심하고 게재했다.

인사이트박근혜 대통령(좌),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우) 연합뉴스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25일)부터 일주일 동안 여름 휴가를 떠났다.


평범한 시민이라면 여름 휴가가 더없이 즐거운 시간이겠지만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머물면서 조용히 휴가를 보낸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청와대는 우병우 민정수석 때문에 정치권은 물론이고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병우 민정수석은 검사 출신으로 우리 사회 최고 엘리트로 꼽히는 인물로 박 대통령이 누구보다 신임하는 참모라고 한다.


그런 우 수석이 최근 넥슨과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 때문에 언론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인사이트우명우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우 수석의 석연치 않은 부동산 거래를 최초 보도한 곳은 보수언론인 조선일보였다. 


박 대통령에게 가장 우호적인(?) 언론으로 꼽히는 조선일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을 정조준해 비리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것도 최초 보도 후 매일 1면에 후속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보수언론들이 우병우 수석을 질타한 것은 조선일보 뿐 만이 아니다.


동아일보는 25일자 오피니언 면을 통해 김순덕 논설실장이 '청와대는 뭐가 두려워 우병우 내치지 못하나'는 칼럼을 게재했다.


요즘 유행어로 작심하고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디스'한 셈이다. 그것도 김순덕 논설실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이례적으로 '칭찬' 하면서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인사이트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동아일보 


김 논설실장은 "온갖 의혹이 쏟아지는데도 청와대가 우병우를 내치지 못하는 것은 사정기관 곳곳에 심은 '직통라인' 때문이라고 나는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민보다 검찰을 더 믿는 듯한 모습도 보기 딱하다"며 "청와대는 대체 무엇이 그리 두렵기에 검찰을 장악해 '사정 정국'을 성장동력 삼아 통치를 하려는지는 더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얼마나 한심했으면 김 논설실장은 고인이 된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면서 '검찰 개혁'을 평가했을까 싶다.


인사이트박근혜 대통령(가운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왼쪽 네번째), 연합뉴스


김 논설실장은 "청와대에 들어오자마자 검찰과의 핫라인을 끊은 것이 노무현 정부였다"며 "나도 내가 노 정부를 평가하는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고 푸념했다.


지금 박 대통령이 검찰 개혁은 고사하고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김순덕 실장이 이런 칼럼을 '동아일보'에 게재한 것은 보수 진영의 여론도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정치권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박 대통령은 요즘 여론과 민심이 얼마나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는지 휴가 기간 동안 곰곰이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더불어 청와대 참모들도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어차피 정권 후반기 '순장조' 참모들이라면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